경제·금융

디노미네이션 논쟁 재점화

"화폐 선진화·400兆 부동자금 양성화 효과"<br>여권·韓銀중심 재추진 불씨살리기 안간힘…재경부 "물가상승 우려등 실익적다"

디노미네이션 논쟁 재점화 "화폐 선진화·400兆 부동자금 양성화 효과"여권·韓銀중심 재추진 불씨살리기 안간힘…재경부 "물가상승 우려등 실익적다" 화폐의 액면단위를 줄이는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과 고액권 발행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 디노미네이션을 골자로 하는 화폐개혁 방안의 추진의사를 밝히자 한국은행이 반색하고 있다. 참여정부 초기 한은을 중심으로 제기된 디노미네이션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 결론을 보지 못하고 논쟁을 지속해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재정경제부가 경기침체로 경제적인 과제들이 산적한데 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반대입장을 보이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최근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디노미네이션이 본격 거론되면서 분위기가 급선회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경제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조(兆) 단위의 1만배에 해당하는 경(京) 단위 통계수치를 사용하는 때가 5년 내로 닥칠 전망이라며 디노미네이션에 대한 목소리를 다시 높이고 있다. 화폐가 국가의 얼굴이라는 점도 디노미네이션 단행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원화는 달러와 유로화의 1,100~1,200분의1 가치밖에 안돼 후진국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4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을 양성화하는 효과도 있다. 한은은 또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인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화폐가치가 가장 낮으며 1유로당 1원 수준으로 화폐단위 변경을 제안했다는 내용을 보도참고 자료로 만들어 디노미네이션에 대한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굳이 반대하지는 않지만 명분에 비해 실익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의원들의 디노미네이션에 관한 질의에 "디노미네이션뿐 아니라 고액권 문제 등 화폐 전반적으로 한국은행 등을 중심으로 연구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 부총리는 5월에는 "중요한 일들이 많아 디노미네이션을 생각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밝힌 적이 있다. 재경부 내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도 감지된다. 물가인상을 부추기고 고액권 유통으로 부패를 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은데다 자산가치 하락 우려 등 국민 실제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디노미네이션이 물가와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한다는 우려는 전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2년 넘게 검토해본 결과 디노미네이션을 해도 경제에 충격이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디노미네이션을 하지 못할 경우 우리의 경제위상에 걸맞은 화폐 선진화가 늦어져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9-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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