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각자대표' 벤처 새 경영트렌드로

'각자대표' 벤처 새 경영트렌드로 ‘최고경영자(CEO) 1인 독재시대 끝.’ 요즘 잘나가는 정보기술(IT) 벤처기업 사이에 ‘각자대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점점 성장하는 조직규모에 비례해 의사결정 속도와 효율성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각자대표제가 경영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 휴대폰 벨소리로 유명한 모바일 콘텐츠 전문기업 야호커뮤니케이션은 5일 이기돈 사장과 류근 부사장(사진)이 각자대표를 맡도록 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이 사장이 7년째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어왔지만 점점 커지는 조직관리와 사업확장에 한계를 느껴 공동창업자인 류 부사장을 각자대표로 끌어올린 것이다. 각자대표는 말 그대로 각각의 대표이사가 자기 책임하에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제도다. 공동대표제가 경영상의 주요결정을 공동 합의에 따르도록 해 대표간 상호 견제를 강조하는 데 반해 각자대표는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야호커뮤니케이션은 이 사장이 국내 e비즈사업을 맡고 류 부사장이 신규ㆍ해외사업을 책임지도록 했다. 류 부사장이 책임질 분야의 기획 및 마케팅 부서도 따로 신설할 예정이다. 류 부사장은 “점점 커지는 비즈니스를 대표이사 혼자 책임지다 보면 효율적이지 못하고 전문성도 떨어진다”며 “각자대표제는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벤처 정신으로 돌아가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해외계약을 진행할 때 파트너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의사결정권자인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하는데 각자대표가 있을 경우 훨씬 속도감 있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이유로 인포허브ㆍ매직아이ㆍ와이드텔레콤ㆍ우성넥스티어ㆍ시스네트ㆍ시큐리티콥 등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최근 들어 각자대표제로 전환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1호기업으로 잘 알려진 매직아이의 손해윤 각자대표는 “각자대표제 도입 후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직원들의 업무자신감도 올라갔다”며 “그러나 대표들끼리 충분한 상호신뢰가 바탕돼 있지 않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문섭 기자 clooney@sed.co.kr 입력시간 : 2004-07-0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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