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쓰레기 더미서 새생명 '새록새록'

풀벌레 한 마리도 숨쉬지 못하던 쓰레기더미에 꽃이 만발하고, 온갖 나비들이 춤 추고 있다. 산업화의 상징인 콘크리트 구조물에 대나무가 물결치고, 야생화가 지천이다.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옆 하늘공원은 쓰레기 산에서 생명의 산으로, 양화대교 중간의 선유도공원은 흉물스런 정수장 폐허에서 생태공원으로 각각 거듭났다. 두 공원 모두 월드컵 대회 직전인 올해 4월말 문을 열었다. 과거 난지도의 참상을 기억하는 이들은 하늘공원의 변화를 주저 없이 '기적'이라고 말한다. 산업화ㆍ근대화의 논리로 버림받았던 한강의 비경 선유도의 생태공원화도 자랑스런 일이다. 때마침 7일 저녁에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우리 대표팀과 북한 대표팀간의 통일축구대회가 열린다. 축구 관전에 앞서 자녀들과 함께 경기장 인근의 두 공원을 찾아 자연의 소중함을 음미해 보실길…. ■ 하늘공원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조성된 월드컵공원 4개중 하나. 난지도 제2매립지의 쓰레기 더미가 드넓은 초지(草地)로 뒤바뀌었다. 제1매립지에는 현재 노을공원을 조성중이다. 해발 98m의 하늘공원에 올라서면 광활한 초원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동서남북, 네 개 지구의 남북쪽으로 가면 키 높은 풀이, 동쪽과 서쪽으로 발을 옮기면 키 작은 풀들이 하늘공원을 찾은 손님을 반긴다. 우선 북쪽에는 늘씬한 억새와 띠가 가을 바람에 춤추며 날렵한 자태를 뽐낸다. 남쪽에는 해바라기와 메밀 등이 초원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특히 해바라기는 오염물질을 활발히 흡수하는 속성을 지녀 하늘공원을 윤택하게 해준다. 동서쪽으로는 엉겅퀴ㆍ제비꽃ㆍ씀바귀 등의 자생종 식물과 토끼풀 같은 귀화종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이 중 토끼풀은 토양분해 작용을 돕는 또 다른 하늘공원의 도우미다. 하늘공원의 드넓은 초원은 나비들의 천국이다. 노랑나비ㆍ제비나비ㆍ네발나비ㆍ호랑나비 등 3만 마리 이상의 나비들이 저마다의 맵시를 다투며 하늘을 뛰논다. 나비의 효용은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는다. 나비는 식물들의 가루받이를 돕기 때문에 하늘공원의 식물 생태계를 지키는 수호신 노릇을 한다. 서울의 풍광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는 것 또한 하늘공원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북쪽으로 북한산, 동쪽으로 남산과 63빌딩 등이, 남쪽에 한강, 서쪽에 행주산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초원에 우뚝 선 5기의 바람개비는 하늘공원의 명물 중 명물. 바람을 이용하여 전기를 만들어내는 풍력발전기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청정 에너지로 공원 내 가로등과 관리초소 등에 전력을 공급한다. 하늘공원을 찾으려면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와 마포농수산물시장을 지나 약 400m 가량 걸으면 된다. 목조 계단을 하나 하나 밟으며 오르는 기쁨이 크지만,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 선유도공원 옛 정수장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재활용해 만든 국내 최초의 재활용 공원. 신선이 노닐어 선유봉으로 불리어 졌던 선유도는 예로부터 한강의 절경지로 꼽혔으나 1920년대부터 암석을 채취하느라 고운 자태가 허물어지기 시작해 1978년부터는 아예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활용됐다가 지난 5월초 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선유도공원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녹색기둥의 정원 '과 '시간의 정원'. 정수지로 사용했던 건물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뜯어내 만든 '녹색기둥의 정원 '은 사방으로 쭉쭉 뻗은 기둥들이 고대 로마의 거리를 연상케 한다. 콘크리트 기둥을 타고 담쟁이 같은 덩굴성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시간의 정원' 역시 기존 구조물을 고스란히 살려 조성됐으며, 다양한 주제정원들을 갖추고 있다. 당귀ㆍ향유ㆍ배초향ㆍ백리향 등 방향성 식물을 모아놓은 '방향원', 철따라 꽃이 바뀌는 계절 초화류를 심은 '색채원',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잎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정원' 등이 대표적인 주제정원들이다. 이밖에 선유도공원은 다양한 수생식물의 모습과 생장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수생식물원, 한강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한강 전시관, 200여석 규모의 원형극장 등을 구비하고 있다. 취수펌프실을 재활용한 카페테리아 '나루'에서 한강을 바라보면서 즐기는 커피 한잔의 여유, 아치형 인도교인 선유교의 오색 찬연한 밤풍경도 선유도공원 나들이의 '강력추천' 코스다. 선유도공원의 개장시간은 오전 6시~자정(공원 내 시설 오전 9시~저녁 6시)이며, 입장료는 무료. 양화대교 북쪽에서 진입하면, 다리 중간에 선유도 입구가 나오는데, 장애인만 차량을 갖고 들어갈 수 있다. 일반인은 다리를 건너 한강 양화지구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들어가야 한다. 버스를 탈 경우 588, 129, 327번을 타고 양화대교 건너편에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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