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씨 3표차로 2위…노무현씨 3위
민주당이 국민참여경선제를 도입해 16개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9일 제주에서 실시한 대선후보 경선 결과 한화갑(韓和甲) 후보가 175표를 얻어 172표를 얻은 2위 이인제(李仁濟) 후보를 3표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당원과 대의원, 일반국민 선거인단 등 총 792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투표에서 3위는 125표를 얻은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4위는 110표를 획득한 정동영(鄭東泳) 후보가 각각 차지했다.
김중권(金重權) 후보는 55표로 5위를 차지했고 유종근(柳鍾根), 김근태(金槿泰) 후보는 18표와 16표를 얻어 6위와 7위를 각각 차지했다.
특히 이날 경선에서 한화갑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차지해온 이인제, 노무현 후보를 제치고 첫 경선에서 선두를 따내는 이변이 발생함에 따라 16개 권역별로 진행되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구도는 당분간 예측불허의 양상을 띠게 됐다.
특히 1위인 한화갑 후보의 득표율이 26.1%로 당선에 필요한 과반에 훨씬 미치지 못한 가운데 2위 이인제(25.6%) 3위 노무현(18.6%), 4위 정동영(16.4%) 후보 등이 일단 선두그룹을 형성, 10일의 울산지역 경선을 비롯해 남은 15개 시.도별 경선에서 치열한 수위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갑 후보는 제주경선 결과가 발표된 후 '이미 예견된 것이 현실화된 것'이라며 '화합과 신뢰의 정치인 한화갑이 김대중 대통령을 계승해 민주당의 승리를 반드시 이뤄내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이날 투표에는 792명의 선거인단중 675명이 참가, 85.2%의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유효투표는 671표, 무효표는 4표, 선거에 불참한 기권자가 117명이었다고 당 선관위측은 밝혔다.
김덕규 선관위 집행위원장은 '2순위 이하표는 마지막 서울대회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선호투표를 적용하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고 엄격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경선 유세에서 정동영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가장 상대하기 쉬운 후보가 이인제 후보이고, 다음은 과격한 성향의 노무현 후보'라고 발언한데 대해 이 후보측이 항의, 정 후보의 사과와 선관위의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제주 경선에 이어 10일 울산으로 옮겨 경선을 갖는 등 내달 27일 서울지역 경선까지 16개 시.도별 순차투표를 실시한다.
제주와 울산에 이어 내주 광주(16일)와 대전(17일) 경선 결과까지 나오면 후보간 우열이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보여 그에 따른 개혁후보 단일화론 등 경선구도의 압축 여부가 주목된다.
(제주=연합뉴스) 김현재 이강원 전승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