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체 '푸드뱅크' 참여 저조

폐기비용 절감등 이점 불구 식품 안전성등 우려로<BR>월 1회이상 기탁 8개社 불과


지난해 식품ㆍ생활용품업체 C사는 상품 폐기비용을 45% 가량 절감했다. 폐기해야 할 제품 중 일부를 푸드뱅크에 기탁해 10억원에 달했던 폐기비용을 5억5,000만원 수준으로 줄였다. 포장이 뜯기거나 진열 과정에서 손때가 묻어 상품가치는 떨어지지만 사용가치가 충분한 4억원어치를 사회에 환원한데다 이를 통해 5,000만원 가량의 폐기 부대비용도 줄인 것이다. C사는 푸드뱅크를 통해 이 같은 비용절감 외에 기부에 따른 법인세 환급효과와 기업의 사회공헌 이미지를 높이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게다가 폐기물을 크게 줄임으로써 환경파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줄이는 효과도 거뒀다. 그러나 C사와 같이 푸드뱅크에 참여하는 기업체는 많지 않다. 9일 전국푸드뱅크에 따르면 연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인 식품제조기업 47개사 가운데 푸드뱅크에 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물품을 기탁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17%인 8개에 불과했다. 특히 푸드뱅크 전담인력을 두고 있는 곳은 단 1개사뿐이었다. 기업의 푸드뱅크 참여가 이처럼 저조한 이유는 기업의 인식 부족과 관련 법제화 미비, 푸드뱅크 효과성 미검증, 기업과 사회적 동의 부족 등을 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모옥희 전국푸드뱅크 과장은 “식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이 선뜻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기탁자와 이용자를 함께 보호할 수 있는 법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정상적인 식품을 기탁하더라도 저소득층이 이용해 탈이 날 경우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해 푸드뱅크 참여를 꺼린다는 얘기다. 푸드뱅크는 이와 관련해 상해보험 가입 등 안전장치를 마련한 ‘식품기탁촉진에 관한 법률’이 현재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해 계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푸드뱅크에 기탁된 물품의 금액은 지난 2002년 189억8,100만원에서 2003년 182억7,400만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 304억8,100만원으로 늘어났다.

◇푸드뱅크란 식품제조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식품을 기탁받아 결식아동이나 무의탁 노인, 재가 장애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식품나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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