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자금부담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가격이 크게 올랐고 판매대금의 어음결재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협중앙회(회장 박상희·朴相熙)가 중소제조업체 1,500개를 대상으로 지난 2월 실시한「중소기업 원자재수급 및 제품판매 동향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구매하는 원자재가격은 지난해 9월말대비 올해 2월말 현재 8.5% 인상됐다. 펄프(60%)와 골판지원지(42.4%)가 가장 많이 인상됐다.
유가상승의 영향을 직접받은 LP가스와 아스팔트는 각각 36%와 25.3%, PVC등 합성수지와 레이온사등 섬유사도 20%이상 인상됐다. 원자재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대기업들이 환율인하 효과는 반영하지 않은채 유가상승분만 가격에 반영하고 있 때문이다. 판매대금의 어음결재 비율도 지난해 12월 53.9%에서 올해 2월 54.7%로 오히려 높아져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중소기업제품의 대부분을 대기업이 사가는 것을 고려하면 대기업의 어음결재 관행이 더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인천의 골판지원단 제조회사의 한 관계자는 『골판지원지 가격이 국제적으로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대기업들이 수출업체 공장기계가 고장나 물량공급이 어렵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핑계까지 들면서 원자재 공급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부산에서 건축내장용 PVC를 납품하는 회사 간부는 대기업이 『원자재를 팔때는 1달이내 현금결재를 요구하고 막상 완제품을 납품할때는 3개월 내지 6개월의 어음을 줘 필요한 원자재를 공급못해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고
입력시간 2000/03/12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