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사업통합 한계 극복 전문.투명성 강화
"흩어져야 산다(?)" 업종 전문화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업계에 `회사분할'을 통한 생존이 구조조정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일반적인 구조조정 방법으로 추진돼 온 기업간 인수.합병(M&A), 사업부문 통합 등이 인력.비용절감 등 효율성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지만 자칫 사내 갈등을 유발하고 전문성을 떨어뜨려 오히려 회사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반해 `회사분할'은 경쟁력 있는 사업부문을 독립회사로 분리, 전문성과 자생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데다 사업부문간 무분별한 자금지원을 막아 투명한 경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얻는데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30일 주력 계열사인 ㈜한화를 오는 1.4분기까지 ㈜한화, 한화건설㈜(가칭), 한화기계㈜(가칭) 등 3개사로 분할한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 창사 50주년인 올해 2단계 구조조정 작업으로 추진되는 이번 분할은 ㈜한화의 무역, 건설, 기계 등 각 사업부문을 독립시켜 보다 전문화하기 위한 조치로 이를 통해 각 사업부별 부채비율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도 아울러 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기계, 발전 등의 사업을 인수하는 작업을 추진했으나 오히려 효율성과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다시 사업부 분할을 추진하면서 자산매각 등 추가 구조조정 작업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제체' 구축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추진중인 LG는 이미 작년 4월 LG화학을 지주회사인 LGCI와 LG화학, LG생활건강 등 3개사로 나눴으며 LG전자도 오는 4월1일자로 회사를 지주회사인 LGEI와 사업자회사인 LG전자로 분할한다는 계획을 확정, 현재 작업을 추진중이다.
LG는 특히 각 부문 분할 및 통폐합 작업을 마친뒤 오는 2003년까지 화학부문의 LGCI와 전자부문의 LGEI를 통합, 하나의 지주회사와 그 산하의 사업자회사들로 구성된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상사㈜도 작년 12월1일자로 회사를 스포츠.캐주얼 사업담당인 코오롱스포츠, 섬유.무역사업 담당인 코오롱상사, 경영 컨설팅부문 담당인 코오롱CI 등 3개 회사로 분할, 업종별 전문화 작업을 마쳤다.
한화나 LG, 코오롱 등이 계열사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회사분할을 추진했다면 일부에서는 부실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회사분할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화섬업계에서는 M&A에 의한 구조조정이 각 사간 복잡한 이해관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기업분할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합은 작년 12월 회사를 신설법인인 유화부문(KP케미칼)과 잔존법인인 화섬부문으로 분할, 부실 사업부문인 화섬부문의 경우 매각, 해외이전, 청산 등의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동국무역도 부실부문 정리를 위해 기업분할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조만간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철강업계에서도 동국산업이 작년 6월 적자사업인 철구.건설사업 부문을 분리, `동국SNC'라는 신설회사로 독립시켰으며 세아제강도 작년 7월 지주회사인 세아홀딩스와 제조 전문회사인 세아제강으로 회사를 분할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