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동산 정책라인 재정비 해야

전국이 부동산 문제로 어수선하다. 집을 살 사람은 언제 사야 할지, 팔아야 할 사람은 언제 팔아야 할지 가늠하기 조차 힘들다. 참여정부 들어 굵직굵직한 부동산대책만 7차례나 발표했지만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국민들이 불안을 느낄 정도이다. 새로운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서 과연 약발이 먹힐지 의심스럽다. 11ㆍ15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두고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과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 부동산 정책을 주도한 담당자들이 14일 일제히 사의를 표명했다. 사의가 받아들여질지는 알 수 없지만 정책실패를 자인하고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더 이상 정책을 맡아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신도시건설 발표와 언행이 일치하지 않은 재테크 등으로 정책 당국자로서의 권위가 떨어지게 된 것도 사의 배경으로 짐작된다. 부동산 투기 광풍이 말해주듯이 그 동안 수요억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이 입증됐을 뿐 아니라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에서 정책라인부터 재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보면 참여정부 3년 8개월 동안 줄기차게 강조해온 부동산 정책은 처음부터 실패가 예고된 것이엇다. 행정복합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라는 이름을 앞세워 국토균형발전 명분으로 전국에 37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토지보상금을 풀어내면서 집값이 안정되길 바랐다면 이만저만한 착각이 아니다. 분양원가 연동제다 후분양제다 해서 갖가지 분양가 인하에 집착한 나머지 근원적으로는 공급자 우선정책을 바꾸지 않았던 것도 정책 실패 원인이다. 3년 반 전 서울시 도시개발공사는 상암동 아파트 분양원가를 736만원으로 공개했으나 지난 9월 같은 SH공사가 추진하는 은평 뉴타운 중대형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500만원이 넘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부동산 폭등은 서로 모순되는 정책을 남발한 정부와 공공부문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이제 정부는 모든 주택 수요자를 투기꾼으로 보고 고급주택은 아직 덜 필요하며 어디에 신도시를 짓든 강남을 대체할 수 있다는 고집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요자가 원하는 주택을 제때 공급하는 것이 최선의 부동산 안정책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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