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1 교실은 요즘 울음바다"

교육청 게시판에 고교등급제 불만·항의성 글 '봇물'<br>교실분위기 삭막·학원 수강생 급증현상

"요즘 우리 고등학교 1학년 교실은 울음바다가 되어가고 있어요." 교육인적자원부가 2008학년도 대입전형부터 내신비중을 높이기로 한 가운데 이새로운 제도의 적용을 받는 전국 고교 1학년 교실에서는 최근 학생들의 불만섞인 한숨소리와 대입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말부터 시작된 중간고사 기간을 거치면서 학생들의 입에서는 '힘들다', '죽고싶다'는 극단적인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 일부 대학이 대입논술강화 움직임까지 보여 학생과 학부모, 학교 모두 갈피를 못잡고 있는 모습이다. 학생들의 내신등급제에 대한 불만, 성적을 올리기 위한 고통 등으로 교육당국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항의성 글들이 쏟아져 올라오고 있으며 서울에서는 고교1년생들이 내신등급제 반대 추진을 위한 촛불집회까지 계획하고 있다. 3일 경기도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 학생용 게시판에 '89년생'이라는 아이디로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지금은 중간고사 기간"이라며 "내신등급제, 왜 하필이면 우리부터인가요"라고 따졌다. 이 네티즌은 "1학년 교실 전체가 울음바다가 되어가고 있다"며 "이러다가 대학못간다며 '죽고싶다'는 말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밝혔다. '최미현' 이라는 네티즌은 "왜 우리들을 마루타로 쓰는 것이냐"고 했고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네티즌은 "얼마 만큼의 학생들이 더 희생돼야 우리나라 교육제도를만드시는 분들께서 정신을 차리시겠습니까"라고 꼬집었다. 광주광역시교육청 홈페이지에도 '저주받은 89년생'이라는 네티즌이 "친구들과 적이 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삭막한 교실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교육당국을 비꼬는 글이 올라와 있다. 간혹 "열심히 뛰어놀아야 할 나이의 우리 자녀들이 교육제도의 잘못으로 이같이시험에 시달리고 힘들어 하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는 학부모들의 글도 게시되고 있다. 실제 고교1학년생들과 학부모 학교들에 따르면 최근 대부분 고교들은 내신성적산정을 위해 시험문제를 어렵게 출제하고 시험감독도 대폭 강화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공부량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태에서 '내신이 좋지않으면 대학을 가지 못 할 수도 있다'는 강박감으로 학생들이 상당히 힘들어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친구가 경쟁자가 되면서 과거 서로 노트를 빌려주던 모습들이 자취를 감추고있으며 국.영.수가 아닌 다른 과목 보충수업을 위해 일부 학생들이 학원을 찾으면서광주.전남지역에서는 학원 수강생이 최근 20-30% 증가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주 한 고교 1학년 김모(17)양은 "한 문제만 틀려도 내신등급에서 격차가 심하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교실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고 말했으며 대전 모 고교1학년 이모(17)군도 "요즘 급우들끼리 서로 말도 없고 각자 놀아 친구같지도 않다"고 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대입제도 변경으로 사교육비만 더 들어가게 됐다"고 불평했다. 일부 고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불만과 걱정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밝히고 있으나 대구의 한 여고 교사들은 "내신성적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시험이 다소 어려워 지면서 학생들이 많이 긴장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학교 시험에 대한 관심 고조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다소 안타깝기도 하다"고 말했다. (수원.광주.부산=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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