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여 동안 계속된 환율 하락으로 부산지역 중소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것은 물론 출혈수출까지 빚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부산상공회의소가 19개 업종, 143개 지역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환율 변동에 따른 부산지역 수출업계 동향`에 따르면 최근 환율이 대부분 지역 수출업체의 손익분기점 환율 이하로 떨어진데다 이같은 추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1년간 원-달러 환율은 2002년 5월 1,226원에서 지난 달에는 1,193원까지 떨어졌으며, 최근에는 1,170원대까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부산지역 수출기업들의 평균 손익분기점 환율 1,196원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부산지역 수출기업들의 적정환율은 경공업 분야 1,249원, 중공업 분야 1,229원으로 평균 1,239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기업들의 이같은 업종별 손익분기점 환율 수치는 최근 환율이 1,170원대로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대부분 지역 업체들의 채산성이 한계에 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손익분기점 환율이 1,220원대 이상인 목재 어망 음식료 피혁 유리 등의 업종은 이미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녹산산업단지내 중견 신발업체 S사는 한달 평균 150만 달러 어치를 수출하고 있는데 월 1억원 이상을 손해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출혈수출까지는 아니지만 한마디로 남는 게 없는 장사"라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바이어의 주문은 거절하는 등 수출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용 열교환기를 생산하는 조선기자재 업체인 D사 관계자는 "지금 출하하고 있는 제품의 수출가격이 대부분 지난해 달러당 1,270원 때 책정된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겨우 버티고 있지만 더 떨어지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부산=김진영 기자 kj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