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용 유리기판을 제조하는 일본 회사 ‘아반스트레이트’는 올 들어 수시로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엔화가치가 올라 해외투자의 필요성이 커졌고 각종 인센티브 제공에서부터 기술력 등까지 갖춘 한국에 공장을 세우면 수지타산이 맞는다는 판단에서였다. 아반스트레이트는 최근 국내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3억달러의 직접투자 신고를 했다. 일본 제조업체의 한국투자가 올 들어 부쩍 늘었다. 이 회사를 포함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곳만도 200여곳에 달한다. 일본 기업은 210건의 투자신고를 했고 예정된 투자액도 11억7,800만달러다. 지난해 상반기의 6억4,400만달러보다 무려 82.6%나 늘었다. 부품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에서만도 10억7,200만달러의 투자가 진행됐다. 일본 제조업체의 투자가 늘면서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비중은 지난해 14.2%에서 올 상반기 25.4%로 훌쩍 뛰었다. 일본의 FDI가 늘면서 당초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던 전체 FDI도 증가세로 반전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2ㆍ4분기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신고한 외국인 자금이 813건, 29억6,7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금액 기준으로 전년동기보다 62.0% 증가한 규모다. 1ㆍ4분기의 FDI 실적은 참담했다. 지난해 1ㆍ4분기에 비해 FDI 규모는 38.2%나 감소했다. 하지만 2ㆍ4분기의 증가세에 힘입어 상반기 전체 46억4,4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1% 늘어났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경제위기로 관망세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경제의 안정세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상반기 전체 제조업 투자가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한 16억6,800만달러, 서비스업 투자는 4.6% 늘어난 29억5,20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제조업은 녹색성장과 관련된 전기ㆍ전자 분야 투자가 8억6,000만달러로 31.9% 늘었다. 형태별로 보면 상반기 지분인수 위주의 인수합병(M&A)형 투자는 17.4% 증가한 15억5,000만달러였다.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M&A형 투자가 국내의 대형 매물 등장으로 다시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공장 등 사업장을 새로 설립하는 방식의 ‘그린필드형’ 투자는 4.1% 감소한 30억9,500만달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