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채무국 경제파탄 막자"
국가를 대상으로 한 파산보호제도 도입이 본격 검토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8일 아르헨티나 같은 과다채무국의 경제가 파탄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의 파산보호법과 유사한 지원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방안은 지난 26일 앤 크루거 수석 부총재가 언급하면서 수면위로 본격 부상했는데, IMF는 다음달 열리는 세미나에서 구체적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크루거 부총재는 내셔널 이코노미스트 클럽 연례 모임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과다채무국에 대한 미국식 파산보호법 적용 구상을 제시했다.
◆ 구조조정 기간중 채권단 권리행사 중단
IMF가 현재 구상하고 있는 방안은 과다채무국이 외채상환 유예를 신청할 경우 심사를 거쳐 수용, 해당 국가가 경제를 구조조정하는 동안 채권단이 법적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는 미국이 현재 기업과 개인에 적용하고 있는 파산보호신청과 유사한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과다채무국과 채권단간의 신뢰 조성이 전제돼야 한다.
실제 IMF는 파산보호법 적용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과다채무국이 채권단에 경제구조 개혁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하며, 특히 채무 재조정 등과 관련해 유입된 차입 자금이 국외에 유출되지 않도록 자본유출을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 최소화가 목적
그 동안 특정 국가의 채무 변제에 대해서는 일정하게 정해진 툴(tool)이 없었다. 이에 따라 지난 98년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을 당시 국제 금융시장은 큰 혼란을 겪었고, 최근 아르헨티나 역시 채무 재조정을 위한 채권 스왑이 난항을 겪으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과다채무국의 채무 재조정을 원활히 하는 방안은 그 동안 수면 밑에서 꾸준히 거론돼 왔으며, 지난 16일 오타와에서 개최된 20개국(G20) 재무장관 회담에서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키로 합의까지 됐다.
크루거 부총재의 지난 26일 제안 역시 이 같은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