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에서건 오프라인에서건 초보 장사꾼은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중시해야 합니다"
인터넷 창업 강의로 유명한 윤병준 옥션 CM(category management)실 부장이 말하는 장사의 기본이다.
"고수익자들이 처음부터 그랬겠습니까. 욕심 부리면 실패합니다. 하나를 팔아도 이윤을 남겨야죠. 인터넷 장사라고 별 다를 거 없습니다"
윤부장은 10년 정도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일하다 지난 2001년 옥션에 입사, 2002년부터 창업 교육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교육`을 했던 건 아니다. 불규칙적으로 개개의 소모임에 참석해 등록 방법, 사진 잘 찍는 법, 마케팅 방법 등을 알려주다가 인터넷 창업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급증하자 회사 차원에서 창업 교육이란 정규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자연히 담당자가 됐다.
지금은 상공회의소, 여성창업보육센터, 대학교 등 외부 강의 요청까지 쇄도해 대규모 강의만 직접 담당하고 나머지는 다른 강사를 채용해 맡기고 있다. 지난 해 윤 부장에게서 교육을 받은 사람은 대략 잡아 5,000명, 한 달 평균 1,000장의 명함을 썼다.
"명함을 많이 돌리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생깁니다. 초보 판매자들이 가끔은 잠자는데 전화해 이것 저것 물어봅니다. 인터넷과 씨름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던 거죠"
강의 중 윤 부장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뭘 팔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하소연. 이럴 때 윤 부장은 "특별한 것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고 했다. 듣는 사람 입장에선 실망스러운 답변이지만 윤 부장의 부연 설명을 들으면 고개가 절로 끄덕거려진다.
"집에 뒹굴고 있는 물건부터 팔아보라 합니다. 내겐 처치 곤란한 물건이라도 누군가에겐 분명 쓸모 있는 물건입니다. 가치만 있으면 상품이 됩니다. 입던 옷, 직접 담근 김치, 동네 문방구에서 찾은 낡은 장난감 등 `설마`했던 것들이 다 인기 상품되지 않습니까". 이처럼 윤 부장의 화법은 간단 명료하다.
윤 부장은 또 인터넷 창업에 대한 열기를 곳곳에서 느낀다고 말했다. 갈 때마다 늘어나는 강의 참석자 수 때문만은 아니다. 회사 로고가 찍힌 티셔츠를 입고 산에 올랐다 등산객들의 요청으로 산 정상에서 즉석 강좌를 연적도 있단다.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중 대화를 엿들은 옆손님이 창업 방법을 알려달라 졸라 술잔을 돌리며 창업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윤 부장의 바람은 대박나는 사람보다 최소한의 생활비를 버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인터넷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장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 했다. 윤 부장말 대로 인터넷 장터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곳이 되길 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