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소벤처 사옥 매각 잇따라

중소벤처기업들이 악성부채 상환과 시설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본사 사옥과 보유중인 대형 건물을 잇따라 팔아치우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회사들이 불필요한 고정자산을 처분해 현금흐름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일부 기업인수합병을 실시한 업체들은 이전 본사를 처분, 시설투자에 충당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들이 군더더기 몸집을 줄이고 체질개선에 나서면서 안방마저 팔고 있는 것이다. 텔슨전자는 도곡동 텔슨벤처타워를 처분하기 위해 별도팀을 구성하고 매각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000년 750억원에 사들인 이 건물은 2,400평 규모로 현재 10여개 업체가 입주해있다. 회사관계자는 “이전에는 국내외 컨설팅사에 의뢰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진전이 없어 회사차원에서 별도조직을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며 “시가가 1,300억~1,4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건물매각을 통해 미국과 동남아,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투자자금으로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기부채를 상환해 현재 250%인 부채비율도 두자리 수로 끌어내릴 방침이다. 세원텔레콤도 210억원에 사들인 벤처타운을 300억원 가량에 매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회사측은 “단기부채가 적어 유동성 위험은 없으며 앞으로 해외시장진출 본격화에 필요한 운전자금과 시설투자에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20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5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벤처캐피털인 케이티비네트워크도 역삼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한신상호저축은행에 755억원을 받고 넘겼다. 이 회사는 당분간 임차해 이 건물을 그대로 이용하기로 했고 매각대금은 부채상환과 벤처투자자금에 사용키로 했다. 지난해 1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상장기업 A사는 장외기업인 B사와 인수합병을 마무리 짓고 현재 A사 본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합병으로 회사가 합쳐지는 만큼 이전 본사를 팔고 B사 건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A사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는데 본사 매각을 통해 신규투자와 부채상환에 이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업계관계자는 “향후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대형 중소벤처 기업들이 불요불급한 고정자산을 처분하는 차원에서 본사와 건물을 팔아치우고 있다”며 “이를 통해 부채상환과 시설투자에 적극 나서 본업을 키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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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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