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5월 12일] 행복한 노후를 위한 조건

이인혜(휴잇어소시엇츠 퇴직연금 컨설턴트)

“노후를 준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혹자로부터 “추억 만들기”라는 답을 들은 적이 있다. 추억을 함께 한 사람들과 그 추억을 되새기며 즐거워하는 은퇴생활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나 금전적인 준비가 함께 되지 않았다면 지나간 옛 추억은 씁쓸한 미소를 남기는 과거사 내지 빛바랜 무용담 정도가 될 것이다. 다행히 직장인이라면 별도의 노후준비를 하지 않았더라도 퇴직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퇴직금제도는 한 회사에서 오래 일하는 게 일반적이던 시절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당시에 받는 퇴직금은 자연스럽게 은퇴한 직장인의 노후를 지지하는 요긴한 돈으로 쓰였다. 지난 2005년에 이르러서는 그간 변화된 환경을 반영하고 노후준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퇴직연금제도로 탈바꿈하기에 이른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팀은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들과 함께 근로자와 기업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퇴직연금제도를 디자인하기 위해 고민한다. 보다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한 퇴직연금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첫째, 기업의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필자 회사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기업은 퇴직금제도를 법적 요구사항 이상의 주요 복리후생제도로 인식하며 새로운 퇴직연금제도를 현행 제도를 검토하고 재설계하는 좋은 기회로 여긴다. 이러한 마인드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근로자와 기업이 상생하고 지속 가능한 퇴직연금제도가 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시각이 다른 기업에도 널리 전파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둘째, 정부의 지원이다. 퇴직연금제도를 디자인ㆍ도입 및 운영하다 보면 다양한 이슈에 부딪히게 된다. 퇴직연금법(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과 기타 관련 노동법ㆍ세제 등에 대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공된다면 기업의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직장인의 퇴직금 활용법이다. 노후준비는 각고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퇴직금을 노후자금으로 생각하는 풍토가 정착돼 퇴직금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멋진 노후생활의 디딤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