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너지난-침체경기 설상가상
"70년대 이래 최악"-정부도 당장 해결 어려워
에너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 경기둔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인터넷 미디어인 MSNBC는 최근 미국의 에너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심화되고 있는 에너지 부족 현상은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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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미국의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공격적인 금리정책을 펴고 있지만 에너지 부족 현상은 정부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아메리카은행(BOA)의 이코노미스트인 미키 레비는 "미국의 에너지 부족현상은 지난 70년대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에너지 가격이 높아지면 고율의 세금을 부과한 것처럼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기업들의 생산비용을 높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경제 지표들은 이 같은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고용률과는 달리 소비 지수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올 1월중 소비자 신뢰지수도 지난 96년 12월 이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이 두배 가까이 오르면서 미국인들이 주머니에서 지갑을 좀체 꺼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 등 원유 사용 비율이 높은 산업에는 에너지 부족현상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마샬 애드킨스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생산량은 평균 15~25% 정도 줄어들었다. 그는 지난 한해동안 암모니아 가격은 무려 3배나 올랐으며 플라스틱 가격도 곧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즐어들게 되고 가격은 다시 낮아지는 조정 과정을 겪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제 둔화로 수요량이 줄어도 에너지 가격은 당분간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캘리포니아 전력난으로 각 주정부들은 전력 부족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발전소 설립 계획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에너지 수요는 당분간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만해도 50메가와트의 발전소가 설립될 예정이다. 결국 에너지 가격은 계속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애드킨스는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연준리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에너지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을 경우 에너지 가격은 경제 성장을 멈출 때까지 계속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지난 70년대 에너지 부족 현상으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었던 것과 똑같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원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