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펌 "외국어가 경쟁력이다"

시장 개방 앞두고 소속 변호사들 '어학실력 높이기' 사활<br>"외국어 못하면 시장서 도태"<br>비용지원·맞춤형 교육등 적극… 연수원도 해외연수 대폭 확대


국내 법무법인(로펌)들이 소속 변호사들의 외국어 업그레이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외국어는 필수이자, 곧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 로펌 "외국어 배워라"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세종 신입 변호사는 6개월간 의무적으로 영어ㆍ중국어ㆍ일본어를 선택해 배워야 한다. 김두식 세종 대표가 “어학 능력이 없으면 결국 나중에 반신불수가 된다”며 외국어 공부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은 소속 변호사가 외국어 학원에 등록할 경우 비용도 절반정도 지원해 주고 있다. 김 대표는 “아무리 리걸 마인드(법적지식)가 뛰어나고 판례를 잘 알아도 이메일이나 사람을 만나서 자연스럽게 대화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외국 유학이나 사내 어학교육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태평양은 외국인 인스트럭터(지도자)를 초빙해, 소속 변호사들의 어학레벨을 정기적으로 테스트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율촌은 고객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전사적인 차원의 상시적 교육 전문프로그램인 ‘율촌 아카데미’를 개발, 올해부터 시행중이다. 이 가운데 ‘어학강좌’는 영어ㆍ중국어ㆍ일본어 회화 등 다양하게 편성돼 있다. 특히 율촌은 외국 변호사를 위해 한국어 회화반도 운영하고 있다. ◇ 사법연수원서도 외국어 집중 편성 변호사들의 외국어 열풍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시장개방 프로그램이 진행됨에 따라 점점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사법연수원도 예외는 아니다. 조근호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기업이나 로펌 관계자들에게 ‘사법연수원생에 가장 필요한 게 뭐냐’고 질문했더니 모두가 ‘외국어’라고 답하더라. (사법연수생) 채용때 리걸마인드보다 외국어 능력이 더 부각되고 있다”며 외국어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법연수원은 이에 따라 미국인 변호사와 교수를 초빙, 법률영어ㆍ영미법개론 강좌를 개설한데 이어,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키로 했다. 조 부원장은 “미국 하버드 로스쿨 등 매년 200명을 해외에 연수시켜 글로벌 마인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해외파 변호사 뛰어 넘어라 외국어 구사 능력이 부각되면서 국내파 변호사들이 해외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직 내부에서 ‘밀리는’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해외파들의 경우 리걸 마인드는 기본이고, 어학능력까지 뒷받침되다 보니 업무가 집중되고, 위상도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로펌의 조직구성에 있어서도 기업 M&A자문 분야 등 주요 업무의 경우 해외파 변호사들의 두각이 눈에 띄고 있다. 또 다른 로펌의 한 변호사는 “국내파 변호사들이 외국어를 소홀히 할 경우 장기적으로 도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외국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전략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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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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