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공포 스릴러 소설들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속속 오르면서 출판가 여름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에 출간된 추리ㆍ미스터리 소설의 종수는 약 20여종으로 3~5월에 출간된 종수의 약 3배에 달하고 있다. 판매량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6월 초 발간된 다빈치코드(베텔스만刊)는 8월 첫째 주 기준으로 30만 권이 팔려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단테클럽(황금가지刊)도 발간 한 달이 안돼 5만 권이 판매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사라진 배심원’ 등 법정추리 소설가로 알려진 존 그리샴의 걸작선(시공사刊)은 발간 초기인 지난해 보다 8월 들어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 여름에는 허구와 역사적 사실이 복합된 추리 소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독교의 역사와 관련된 루브르 박물관 관장의 죽음과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손녀와 역사학자의 이야기를 다룬 다빈치 코드, 1865년 단테의 신곡을 번역하기위해 결성된 단테클럽과 관련된 살인사건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단테클럽이 대표적.
역사추리소설은 고증이 필요한 역사적인 사실과 실존 인물이 등장해 소설적 허구와 추리적인 요소가 복합돼 발간될 때 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사실과 허구사이의 미묘한 차이와 현재와 과거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역사적인 사실 발견이라는 학습효과도 있어 독자들의 지적 만족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묘미다.
장은수 황금가지 편집부장은 “문화산업은 여가시간을 놓고 경쟁을 하기 때문에 소설은 인터넷이 줄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하고, 창의적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역사추리소설은 내용이 다소 어렵지만 독창적이면서 사실과 허구가 뒤섞여 있어 독자들이 진실을 찾아내게 하는 재미를 제공한다”며 강조했다.
공포 소설들도 다양하게 발간되면서 매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로빈 쿡의 신작소설 ‘발작’(열림원刊)은 예수의 주검을 감싼 것으로 알려진 ‘토리노의 수의’와 ‘복제처치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의학 스릴러. 작가의 풍부한 의학적 지식과 생명과학을 둘러싼 논란이 소설에 그대로 들어있어 흥미롭게 읽힌다. 애드거 앨런 포 등 공포소설의 대가 14명의 숨은 작품을 담은 ‘세계 호러 걸작선(책세상刊)이 국내 최초로 발간됐다. 이 책은 고딕 소설에서 초 자연적 공포를 다룬 작품까지 공포소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 실려있다.
황금가지는 미스터리ㆍ공포소설 중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작품을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로 엮어 출간했다. 시리즈 첫 작품은‘첫번째 희생자’로 강력계 형사 린지, 기자 신디, 수석 검시관 클레어, 검사 질 등 네 명의 여성이 신혼부부만 골라 잔인하게 살해하는 연쇄살인마를 쫓는다.
이밖에‘살인자들의 섬’‘분신사바’‘쇠못 살인자’등 긴장감 넘치는 사건전개와 등줄기가 오싹할 정도의 한기로 가득 찬 소설들이 시리즈로 발간돼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를 잠재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