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兆 황금시장 잡자" 이마트등 진출 '잰걸음' [유통시장 개방 10년] 미래 10년, 中을 공략하라"中시장 잡아야 세계유통 패권 잡는다" 토종-외국업체 '글로벌 쟁탈전' 가열값싸고 품질좋은 PB상품 개발 팔걷어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한국 유통산업의 미래는 15억 인구를 가진 중국시장에 달렸다.” 중국은 세계 유수의 할인점, 편의점, 슈퍼,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 업태들이 진출 해 있는 ‘유통 백화점’이다. 현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시장을 잡는 기업이 세계시장을 잡는다’는 말이 돌 정도로 중국은 세계 유통업 패권이 걸린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 국내 유통업계도 중국시장에서 다국적 기업에 뒤쳐지면 미래를 낙관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에 5개 점포를 운영중인 이마트는 오는 2012년까지 50개 점포 오픈을 목표로 잡고 있다. 롯데마트도 현지법인을 설립해 중국 현지 소싱 물량을 대폭 늘리고 있는 추세다. ◇총성 없는‘유통 전쟁터’= 중국의 소매업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900조원으로 추정된다. 150조 정도인 우리나라에 비해 6배 가량이나 크다. 성장세도 눈부시다. 지난 2001년 이후 매년 10%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올해는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 특히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는 성장세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지난 95년 우리나라와 함께 유통시장을 개방한 중국은 현재 미국계 월마트, 프랑스계 까르푸, 태국계 로터스 등 다양한 해외 유통업체들과 토종 유통업체들이 격전을 치르고 있다. 할인점의 경우 현재 중국 토종할인점을 포함해 30여개 브랜드의 할인점이 있고, 총 900개에 가까운 점포들이 운영되고 있다. 가장 영향력있는 할인점은 가장 먼저 중국에 매장을 오픈해 7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까르푸. 한국과는 달리 중국 토종업체들이 다국적기업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까르푸, 월마트 등이 현지 업체나 화교권 유통업체들을 인수해 세력을 넓히려는 시도도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에 가면 중국 법을 따라야=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중국인들은 품질이나 서비스 보다 가격에 훨씬 민감하다. 재래시장 보다 조금이라도 비싸면 ‘부이야오’(不要ㆍ필요없다)라고 말하기 일쑤. 따라서 유통업체들은 현지 제조업체와 제휴, 저렴한 PB상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상하이 인뚜점 천병기 점장은 “중국 진출 초기에 고급형 매장인 ‘한국형 할인점’을 그대로 도입했다가 어려움을 겪었다”며 “특히 후발 업체들은 이미 ‘저가’이미지를 구축한 기존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PB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류는 무엇보다 신선도를 꼼꼼히 따진다. 깔끔하게 포장한 상품 보다 본인이 직접 만져보고 고르길 좋아한다. 때문에 육류매장에서 한국식 포장육은 찾아 볼 수 없다. 심지어 살아있는 생물을 선호해 중국의 할인점에서는 살아있는 장어, 자라 등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이마트 톈진 탕구점 장웨이 점장은 “중국의 40대 이상 소비자들은 가격에 무척 민감하고, 30~40대는 품질과 위생도 점차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라며 “다양한 브랜드의 할인점들이 성업중인 시장이기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차별성이 있어야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화로 다국적社에 맞설것" 인터뷰 정민호 이마트 상하이법인 총경리 "중국의 유통시장은 치열한 생존경쟁 그 자체입니다." 정민호(사진) 이마트 상해법인 총경리의 말에는 '유통전쟁터'의 야전사령관다운 긴박감이 묻어있었다. 현재 상하이에서 영업중인 3,000평 이상의 대형할인점은 100여개에 달한다. 그는 이런 상하이에서 올해 안에 5~6개로 늘어날 이마트 매장을 총괄하고 있다. 정 총경리는 "중국시장은 현지 유통업체들이 다국적기업의 공세에 밀리면서 최근 M&A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등 한국시장 보다 몇 배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후발업체들은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에 맞서 철저한 현지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경리는 한국과 중국의 다른 점으로 외국계 기업을 대하는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정서를 꼽았다. 그는 "중국 공무원들은 한국과 달리 말단부터 최고위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외자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면서 고압적인 한국 공무원들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국에서는 대형할인점이 입점한다고 하면 재래시장 상인들이 들고일어나는 등 저항이 심하지만, 중국의 상인들과 소비자들은 상권이 커지고 소비자혜택도 늘어난다며 오히려 이를 반긴다"면서 "할인점의 강점과 재래시장의 강점이 서로 다르다고 인정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승부를 보려 하는 중국인들의 정서가 부럽다"고 전했다. 입력시간 : 2006/02/01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