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테러집단 인질극 잔혹성 고발

EBS 다큐 '인질' 주요 민간인 피랍사건 조명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KBS 특파원 피랍 사건은 언론계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던졌다.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테러집단이 민간인을 억류하고 때론 살해하는 일이 우리나라에도 예외가 없음을 보여준 극명한 사례였다. 지난 2004년 이라크에서 일어난 김선일씨 피살 사건의 악몽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다. 이런 종류의 민간인 납치와 인질극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 왔을까. EBS가 22일 오후 11시 방송하는 다큐멘터리 ‘인질’은 현대사 속에서 벌어진 주요 민간인 피랍 사건을 통해 그 잔혹성을 생생히 고발한다. 사건들의 상세한 일지와 함께 피랍된 이들과 그 가족들, 정부 요원들의 경험담도 들어본다. 현대사에서 가장 잔혹한 인질극으로 기록된 72년 뮌헨 올림픽. 당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검은 9월단은 이스라엘 선수단 9명을 인질로 잡았다. 테러범들이 요구한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이 관철되지 않자, 이들은 인질들을 모두 살해한다. 2004년, 이라크 저항세력은 미국인 통신기술자 닉 버그를 납치해 참수하고, 그 장면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전세계는 경악했고 이후 외국인 인질 납치와 처형을 통한 미디어 심리전은 이라크 저항세력의 최대 무기가 됐다. 같은 해, 프랑스 ‘피가로’지의 조르주 말브뤼노 기자와 RFI 라디오의 크리스티앙 셰노 기자 역시 이라크 저항세력에 인질로 잡혔다. 납치범들은 이들을 살해하진 않았지만 무슬림의 머릿수건 착용 금지로 대표되는 프랑스 공립학교의 종교상징물 착용금지법 철폐를 요구한다. 이 사건의 생존자들은 납치세력들도 공적 정부와 마찬가지로 계산된 고도의 정치공학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한다. 크리스티앙 셰노 기자는 프로그램에서 “납치범들은 자신들이 미국민이라면 부시를 찍겠다고 말했다. 부시가 1, 2년만 더 집권하면 이라크인들이 급진적으로 변해 저항세력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금 미국의 방식으로 테러가 결코 근절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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