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간 과열 금리인하 경쟁이 시장마저 왜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시중은행이 내놓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80% 가량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됐지만 올들어 은행들이 대거 담보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인하하면서 주택담보대출금리와 CD금리 사이에 괴리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은행권이 마진을 줄이면서 치열한 대출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출혈경쟁이 지속될 경우 역마진으로 이어져 수익성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CD금리는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이에 연동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CD금리는 지난해 9월1일 연 3.51%부터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지난달 28일 현재 4.36%를 기록했다. CD금리는 이 기간 동안 0.85%포인트 올랐다. 이에 비해 CD금리에 연동해 움직여온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에 오히려 하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3월 말 현재 연 5.46%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9월 이후 올 1월까지는 CD금리 상승에 따라 동반 상승, 같은 기간 연 5.35%에서 5.64%까지 오름세를 보였지만 2월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하며 시중금리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CD금리가 지난해 9월1일 연 3.51%에서 올 3월31일 연 4.27%까지 0.76%포인트 오르는 동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10%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 셈이다. 4월 말 현재 국민은행은 4.97%, 신한은행은 5.06%, 우리은행은 5.26%의 최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올들어 우량고객 금리 할인, 지점장 전결금리 할인 등 각종 금리우대 혜택은 물론 집단대출을 통해 노마진 세일도 벌여 이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금융권에서는 “지금처럼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결국은 대출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