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에 있는 조선시대 백자 도요지 터에서 최초로 말, 파도, 구름 문양이 조합된 청화백자가 출토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관리국과 이화여대박물관 발굴단은 지난달 14일부터 발굴해온 조선시대관요(官窯) 유적인 경기도 광주군 중부면 번천리 9호 가마에서 15세기 후반-16세기 초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청화귀갑파운천마문(白磁靑畵龜甲波雲天馬文) 뚜껑편이 발견됐다고 24일 발표했다.
발굴단은 "지름 33㎝로 추정되는 청화백자 항아리 뚜껑의 조각에 말, 파도, 구름이 뛰어난 회화적 기법으로 표현돼 있었다"며 "이런 구도나 조합의 문양은 지금까지 완형으로 전래해온 유물은 물론 회화에도 등장한 적이 없어 조선초기 도자사 및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발굴단은 "이번 발굴을 통해 가마의 구체적인 위치와 상태를 밝혔을뿐 아니라 3기의 공방터도 확인했다"며 "수백점의 출토물은 대부분 순백자로 발(鉢.대접), 항아리, 병, 잔 등이었는데 상.중.하품이 공존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곳이 관요였다는 세종실록지리지의 기록을 근거로 상품 가운데 천(天), 지(地), 현(玄), 황(黃)의 글자가 새겨진 백자들은 왕실 납품용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도 ▲대접, 접시 등의 백태청자류 ▲7-8점의 중국산 청화백자 ▲도침, 갑발, 모루 등의 요도구가 발견됐다.
이화여대박물관이 지난 85년 발굴한 번천리 5호 가마 인근에 위치한 9호 가마는 길이 20m, 폭 2m로 완만한 경사지로 가마의 봉통부는 유실된채 바닥에 직경 9㎝, 두께 1.6-1.7㎝의 도침이 깔린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