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지분 추가확보 또 깜짝쇼… "투자차원 결정" 해명 설득력 적어SK텔레콤이 KT지분 매각 최종일인 21일 1.79%의 지분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최종 목표는 결국 '경영권 장악'이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하루 전까지만 해도 "KT의 SK텔레콤 지분(9.27%)에 대한 방어적 목적"이라며 추가지분 확보 가능성을 일축한 터여서 지난 18일 주식청약에 이어 마지막까지 '깜짝쇼'를 벌인 셈이다.
일단 SK텔레콤의 해명은 "KT의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투자 차원의 결정"이다.
증권가에서 KT의 단기 주가전망을 7만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어 교환사채(EB) 매입가격(5만9,400원) 정도면 투자가치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가치만으로 SK의 이 같은 변칙행위를 설명하기에는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는 것이 재계의 분위기다.
이미 18일 깜짝 청약으로 가뜩이나 진의(眞意)를 의심받고 있는 터에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지분을 추가확보한 것은 장기적으로 KT 경영권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날 이미 당초 목표로 제시했던 9.27% 지분을 넘어 9.55%의 지분을 확보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3%의 주식전환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설명 또한 거짓이었음이 확인된 셈이다.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의 KT 경영권 장악은 결코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과거 LG의 데이콤 인수에서도 그랬듯 상황 논리는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신세계통신을 인수합병할 때도 과점문제가 제기됐지만 결국 합병이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정통부가 경영권 장악 불가 논리가 큰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어느 대기업치고 법이나 회사 정관 때문에 다른 기업을 인수하지 못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정부가 민영화에만 집착하다 국가의 핵심 통신망을 자칫 특정 기업에 넘겨줄지도 모를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정두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