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6월 13일] 쇠고기 추가 협상 지켜보자

정부가 쇠고기 문제를 추가 협상하기로 한 것은 한마디로 고육책이다. ‘재협상’을 선언하면 국민의 신뢰는 얻을 수 있으나 국가 간 신뢰를 잃게 되는데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이에 부정적이라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설령 재협상이 실현된다고 해도 얻는 것 못지않게 잃는 것도 많다. 추가 협상이라도 재협상에 준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하니 이젠 촛불시위를 중단하고 지켜봐야 한다. 재협상이든 추가 협상이든 국가의 격(格)과 신뢰도가 손상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미 쇠고기 문제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국정공백 상태에다 국론분열과 대립이 격화되고 한국에 대한 국제적 시선도 상당히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미국에서는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 “한국산 자동차 수입금지로 보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아직은 아주 극소수의 의견이라지만 정말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협상용어에 구애 받기보다는 국민이 우려하는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나서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한다니 기대를 갖게 한다. 미국에 국민의 우려를 있는 그대로 전하고 협조를 당부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협상과정과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더 이상 국민의 불신을 사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야 한다. 미국도 추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 한국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안심시킬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소비자연맹의 주장처럼 쇠고기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되면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시장에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는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은 물론 한미동맹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국민과 정치권도 추가 협상과 미국의 조치를 기다리면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쇠고기 문제로 나라가 몸살을 앓는 동안 고유가와 원자재 값 상승으로 경제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만 있다.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물류까지 멈춘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ㆍ국민ㆍ정치권 모두 힘을 모아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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