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관련주들이 정부의 원전산업 육성 방침과 해외 원자력 발전소 수주 기대감을 바탕으로 동반 급등했다. 원자력발전은 올해 초부터 녹색성장 '테마'의 하나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재료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대통령이 최근 "원전기술 자립화를 앞당겨야 한다"고 발언한 데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가능성도 높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원자력 발전 산업이 획기적인 성장 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아직은 해외 수주가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확인하고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신중론도 제시된다. ◇원전 관련주 일제히 급등=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은 12.00% 급등한 7만원에 끝마쳤다. 한전기술은 가격제한폭(14.94%)까지 오른 4만1,550원을 기록했고 한전KPS(4.58%)도 큰 폭으로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모건코리아ㆍ보성파워텍ㆍ비에이치아이ㆍ티에스엠텍 등이 급등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을 제작ㆍ공급하고 있고 한전기술과 한전KPS는 각각 원자력발전소 설계와 정비를 맡고 있다. 이밖에 모건코리아와 보성파워텍은 각각 발전소 건설에 쓰이는 전동 액츄에이터, 전력산업용 철 구조물 제작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비에이치아이ㆍ티에스엠텍은 각각 원자력 발전설비와 원자력 발전소에 이용되는 티타늄 소재 제품을 생산 중이다. 원전 관련주들은 올해 초부터 녹색성장 관련 테마로 묶여 관련 정책이나 원자력발전소 해외 수주 가능성 소식이 발표될 때마다 '급등 후 제자리 찾기'를 반복해왔다. 실제 모건코리아는 지난 5월19일 한국전력 사장이 원전 발주 계획이 있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는 뉴스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6,56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그후 조정 양상을 보이며 3,000원대 후반에서 4,000원대 중반을 오르락내리락했다. 한전KPS도 연초 2만원대 중반에서 4월 말 3만원대로 올라섰지만 그 후에는 해외수주 기대감에 따라 등락을 되풀이했다. 결국 실적에 대한 뚜렷한 확신이 없이 뉴스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는 전형적인 테마주의 모습을 보인 셈이다. ◇"수주 확인 후 투자해도 늦지 않아"=한편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투자자들이 기대감을 표시할 만하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대통령과 지식경제부가 직접 나서 국내 원자력산업 발전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표시한데다 수개월째 끌어온 UAE 원전 수주도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동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과거 20년 동안 연 0.7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됐다면 오는 2021년부터 연간 1기 정도의 시장이 열린다"며 "여기에 UAE에서 발주한 원전 4기를 국내 컨소시엄에서 수주하게 되면 시장이 200~300%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요르단ㆍ터키 등의 원전 프로젝트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수주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원자력 관련 업체들이 시차는 있겠지만 높은 실적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해외 수주가 실제로 가능한지 확인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관건은 해외 수출 시장을 뚫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해 부담요인이긴 하지만 수주 가능성을 확인한 뒤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