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고유가 시대를 빌미로 상당수 주유소들이 소비자에게 최고 18%의 살인적인 유통마진을 붙여 석유류를 판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석유류 유통구조 및 가격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서울경제 취재진이 최근 주요 대도시 및 지방 주유소를 대상으로 랜덤 방식(무작위 추출)으로 휘발유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무연휘발유의 경우 주유소별로 리터당 최대 178원(공장도 가격 대비 12.6%), 경유의 경우 183원(〃16.2%)이나 가격차이가 났다. 실제로 인천 마전동에 있는 A주유소는 지난 19일 무연휘발유를 리터당 1,378원(경유 1,089원)에, 일산의 B주유소도 같은 휘발유를 리터당 1,402원(경유 1,120원)에 팔았다. 반면 서울 시내의 C주유소는 리터당 1,556원(경유 1,272원)에 판매, 주유소별 무연휘발유나 경유 모두 가격차이가 10% 이상 벌어졌다. 특히 지방의 경우 일부 주유소에서는 정유사가 공급하는 ‘공장도가격(업계 자율로 일주일 단위로 고시하는 가격, 21일 현재 무연휘발유는 리터당 1,408원, 경유는 1,123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무연휘발유 및 경유를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업계의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정유사→석유대리점→주유소로 연결되는 석유류 유통과정에서 정유사가 석유대리점에 인도하는 석유류 가격은 (정유사가 일주일마다 일반에 고시하는) 공장도가격보다 통상 10% 정도 저렴하다”며 “현재 90% 이상의 석유대리점 및 주유소에 이 같은 가격으로 석유류가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서 19일 정유사가 석유대리점에 공급한 가격은 일반이 알고 있는 공장도가격보다 리터당 141원가량 낮은 1,267원에 공급됐다는 말이다. 순차적으로 대리점이 중간마진을 붙인 후 주유소에 공급한 가격 역시 리터당 1,317~1,330원이 된다. 되짚어보면 A주유소와 B주유소는 석유류 매입가격에 대략 3.6~4.6%의 마진을 붙여 일반인에게 판매한 반면 C주유소의 경우 16.9~18.1%(경유 20.7%)에 달하는 초고율의 판매마진을 붙여 팔고 있는 셈이다. 업계 주변에서는 이와 관련해 “대리점과 주유소의 경쟁력을 보장해준다는 명목으로 붙여준 10%의 거품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요즘 같은 고유가시대에 정유사들이 공장도가격의 거품을 빼준다면 석유류 소비자가격이 적정한 선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