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국 증시는 기업실적 개선과 풍부한 유동성, 거시경제 개선 등에 힘입어 1,600선 정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2006년 코스피지수 목표치로 1,400~1,600의 비교적 넓은 범위를 제시하고 있으나 최근의 상승 흐름을 감안하면 1,600 달성이 불가능하지는 않을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 국내 금리인상, 중국 위안화 절상 등이 불확실성으로 남아있어 증시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여건 우호적 = 2006년 증시는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실적과수급여건, 거시경제지표 등의 전망이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관측되고 있다.
국내총생산성(GDP) 성장률은 올해 4% 전후에서 2006년에는 5% 전후로 상승,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기업실적의 경우, 중국 경기의 상승세 지속과 미국의 내수회복으로 우리기업들의 수출증가율이 두자릿수를 유지하면서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시장 상위 200개 기업(코스피200)의 매출액은 올해 총 570조원에서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615조원과 648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의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평균 4천516원을 기록하겠지만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5천67원으로 5천795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의 수급여건 역시 적립식펀드를 비롯한 선박펀드, 부동산펀드 등의 간접투자상품시장 저변이 크게 확대되고 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정책으로 부동자금의 상당부분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은행금리와 채권수익률은 5% 전후에 불과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금들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기금의 주식투자비중이 올해 7.5%에서 2009년 10.7%까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퇴직연금도 점차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증시 수급에 긍정적이다.
여기다 기관 투자가의 지속적인 매수로 주식 유동물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증시를 끌어올릴 결정적인 요소로 분석되고 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물량은 2001년9월 발행 주식의 37%에 달했으나 2003년 3월 33%, 2004년8월 27%, 2005년 2월 26%, 2005년11월 24% 등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주식 품귀현상마저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과 물가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과 중국 위안화 절상, 국제유가상승 등의 대형악재가 잠복해 있어 내년 증시를 마냥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콜금리는 현재 3.75%에서 내년 상반기 1차례 이상 추가 인상이 점쳐지고 있으며위안화도 미국의 압력이 강해 절상시기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55달러 선으로 점쳐지고 있어 크게 우려할 수준을 아니지만언제든지 돌발변수로 인해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스피지수 최고 1600대 전망 = 국내외 증권사들은 2006년 코스피지수로 최고1,400~1,600선을 제시하고 있으며 지수의 하단은 1,100대 초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별로는 △메리츠증권 1,220~1,630 △한국투자증권 1,250~1,600 △하나증권 1,200~1600 △동양종금증권 1,120~1,500 △대신증권 1,050~1,450 △현대증권 1,25~1,600 △세종증권 1,150~1,450 △서울증권 1,100~1,600 △삼성증권 1,130~1,580 △우리투자증권 1,180~1,460 △UBS증권 1,550 △골드만삭스 1,400 등을 제시한다.
지수 사이클은 올해 연말부터 2006년 1.4분기 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진 후 3.4분기까지 조정을 받고 4.4분기에 재상승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증시전문가들 사이에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증시가 경기회복과 기업실적을 선반영하는 특성이 있는 데다 2006년 2.4분기 이후에는 위안화 절상, 금리 인상 등 악재가 예상되고 있어 2006년 1.4분기까지 상승한 후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06년 1.4분기 초반 조정이 이뤄진 후 연말까지 지속적인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문가 진단 = 우리증권 박천웅 리서치센터장은 "2006년 주식시장은 환율변동,중국 경제 둔화 가능성 등의 불확실성이 잠재하고 있지만 견실한 국내 경기회복과내수회복, 기업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센터장은 "한국은 1980년대 일본과 1990년대 미국의 주가 장기 상승 사이클과 일치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지수 전망치를 추가로 상향조정할 여지가 있다"고말했다.
메리츠증권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2006년 경기회복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주가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가 개인 소비를 진작시키고 이는 다시 기업들의 실적개선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고리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팀장은 그러나 "위안화 평가절상과 주가상승에 따른 펀드 환매 압력, 외국인매도세 등은 주가의 조정을 야기하는 원인이 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임태섭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경제가 거시적으로 과거와 달리 구조적인 불균형을 많이 해소한 데다 정부 정책도 우호적"이라고 전제하고 "주식투자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한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말했다.
임 센터장은 그러나 "2006년 기업이익 성장세가 정보기술(IT)주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어 코스피지수가 1,400을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UBS는 기업이익이 올해는 2004년 대비 1.5% 감소하지만 2006년에는 올해 대비 5.4% 증가하고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까지 올해의 3배로 늘어나는 등 자금흐름도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