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이골프] 윤희정 우성티엘판매㈜ 대표이사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들은 `젊음과 정열` `파랗고 상큼한 순수함`그리고 `가슴 저몄던 풋사랑과 우정 사이의 달콤한 아픔` 등이리라. 직장 그만두고 사업 시작한 지 8년 동안 `삶의 무게`를 지인들과 마신 `소주와 주꾸미` 양으로 계산할 줄 밖에 몰랐던 나에게 친구 녀석이 던져 준 공짜 골프채와 규칙집, 그리고 `건강 관리`까지 빙자한 골프 예찬론. 이러한 것들은 절주(節酒)를 강권하던 아내에게 더없이 정당한 무기가 됐고 골프를 `사치스런 자치기` 쯤으로 폄하했던 나에게 변화를 강요했다. 술자리에서 절친했던 동창들의 `군대 무용담`이 `골프 매력론`으로 바뀌면서 `왕따`였던 나는 연습장을 향해야 했고 연습하면 할수록 맛있어지는 골프에 빠져들기 시작해 `D7`이라는 동창 골프모임 탄생의 주요 산파역을 하게 됐다. 이쯤 되면서부터는 “들어가 보기 전엔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다”던 어느 철학자의 선험적 인식에 공감을 표하게 됐다. 라운드 전날의 가슴 설레임은 학창시절의 첫 미팅의 그것과 같다고 하면, 그리고 필드의 파아란 페어웨이는 캠퍼스의 잔디처럼 식어버린 나의 열정에 다시 불꽃을 지펴준다고 하면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의 채색된 낭만에 불과한 것일까? 하지만 골프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색깔의 차이는 있지만 학창시절 같은 소박하고 작은 그런 아름다움과 어우러짐을……. 약속의 소중함, 과욕이 빚어내는 참담한 결과와 한바탕 웃음, 그리고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삶의 지혜까지. 그래서 마냥 즐겁다. 학창시절의 모든 기억들을 골프코스에서 다시 만나는 듯하다. 그래서 나는 골프가 좋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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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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