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이 보험계약 해지 서류가 든 우편물을 피보험자에게 배달하지 않은 채 수령된 것처럼 처리하는 바람에 계약이 유효로 남아 보험사가 손해를 봤다면 국가가 전액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단독 김성원 판사는 8일 교통사고를 당한 피보험자와 소송끝에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 D보험사가 "집배원이 보험계약 해지 서류를 전달하지 않아 패소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가 패소로 부담하게 된 3천500여만원을 전액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집배원은 원고가 발송한 계약해지서를 피보험자가 받은것처럼 허위로 처리했고 이로 인해 계약 해지 효력이 발생하지 않게 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이로 인해 패소한 원고가 지불한 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우편물 취급 사고는 민법이 아닌 우편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국가측 주장에 대해 "집배원의 허위 공문서 작성은 우편법 배상 규정에서 다루고 있는 우편물의 분실ㆍ손상 및 지연배달 등과 성격이 다르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S보험사는 1998년 5월 자동차 보험 계약을 맺은 이모씨가 보혐료를 내지 않자같은해 10월 보험료 납입 최고 및 계약해지 통보서를 등기우편으로 이씨 거주지에보냈다.
집배원 조모씨는 이씨의 집에 아무도 없자 이씨가 우편물을 받고 서명한 것처럼기록을 꾸몄고 이 때문에 계약은 해지되지 않은 상태로 남게 됐다.
S보험사는 이듬해 3월 이씨의 부인이 교통사고를 내자 `계약해지'를 사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지만 이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