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의료 서비스 개혁 빠를수록 좋다

정부가 올해 경제운용 업무보고를 하면서 영리의료법인의 도입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해외 의료소비의 국내 전환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외국인 환자의 국내 유치를 위해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다양화를 도모하는 데 영리의료법인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오는 10월 정기국회에 의료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의료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보인다. 국내 의료 분야는 그동안 여러 차례의 기회가 있었으나 기득권의 벽에 부딪혀 보다 폭 넓은 시장주의를 도입할 기회를 놓쳤다. 단적으로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당초 계획과 달리 공공성이 강하다는 이유를 들어 개방을 유보했다. 태국 등이 의료시장을 개방하고 영리법인을 허용하면서 매년 100만명 넘는 외국인 환자가 몰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정부가 의료개혁에 미온적인 동안에도 ‘의료 한류(韓流)’의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5년 760명에 불과하던 국내 병원의 해외 환자 유치규모는 무려 1만6,000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성형외과와 치과 등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12년에는 해외 환자 규모가 1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게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회의 전망이다. 한국의 의술은 선진국 수준인데 의료비는 낮기 때문이다. 한국의 의료비를 100으로 보았을 때 미국 338, 중국 167, 일본 149 등으로 나타나 가격 경쟁력도 월등한 편이다. 문제는 국내 의료시장이 외국인 환자에게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데도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 환자도 적지않아 의료 서비스의 적자폭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규제와 기득권의 덫에 걸려 있는 의료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주의를 도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하겠다. 영리의료법인 도입은 물론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 의료 서비스 시장에 민간자본이 참여하는 것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대세이다. 자칫 시기를 놓치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는커녕 내국인 환자마저 외국에 빼앗길 우려가 없지 않다. 아울러 정부는 의료경쟁력 강화방안을 추진하면서 자칫 소홀하기 쉬운 저소득층의 의료소외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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