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톤틴연금과 종신보장

일반적으로 ‘종신’이라 하면 ‘생을 다할 때까지’라는 의미와 함께 보통과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예를 들면 종신회원은 평생 멤버십이 인정되는 소수의 명예회원을 말하고 종신교수는 학식과 덕망이 아주 높은 학자를 특별히 예우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사람의 생사와 신체의 위험을 보장하는 생명보험도 그 출발은 ‘종신보장’의 개념에서 출발했다. 근대적인 생명보험의 효시는 17세기 이탈리아의 은행가이자 수학자였던 로렌조 톤티(Lorenzo Tonti)가 고안한 ‘톤틴연금(Tontine pension)’이다. 톤틴연금은 국고(國庫)에 자금을 예치하는 사람에게 원리금 대신 종신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국가 재정에 보태려는 목적으로 최초로 시행했다. 특이한 것은 동일한 연금 그룹에 지급되는 연금 총액이 매년 동일해 사망자가 있을 경우 생존한 사람들의 연금액이 그만큼 많아지고 생존자가 1명만 남을 경우 전액을 혼자 받는 방식이었다. 이 제도는 사람의 생존율과 사망률을 통해 종신보장의 개념을 적용한 최초의 사례로 생명보험 발전에 중요한 획을 그었다. 이런 종신보장의 개념이 연금보험뿐만 아니라 사망보험에도 적용됐다. 종신보장은 사람들이 언제까지 생존할지에 대한 과학적인 측정과 처리기법 없이는 불가능하다. 예치금에 이자율을 감안해 나눠주는 식의 분할배분은 단순한 연산만으로 처리가 가능하지만 종신보장은 차원이 전혀 다르다. 실제로 종신보장형 보험상품에는 수명에 대한 충분한 경험치와 이를 근거로 측정한 연령별 사망률과 생존율, 장기적인 이자율 변화와 변동성 예측 등 고도의 수리 통계적인 기법이 총동원된다. 최근 사람들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종신보장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왜냐하면 예상했던 것보다 수명이 훨씬 늘어나 소득이 필요한 기간이 길어지고 있지만 일정기간만 보장하는 것으로는 더 나이가 들어 진짜 경제력이 필요한 때에 궁핍한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사람의 인생이 ‘25년씩 3단계’로 이뤄졌는데 앞으로는 ‘30년 주기’로 늘어난다고 한다. 예전에는 25년 동안 공부하고 성장해 다음 25년을 일하고 나머지 25년 동안 노후생활을 했는데 앞으로는 이 기간들이 각각 30년으로 늘어난다는 얘기다. 사실 지난 2006년 현재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78.5세이니 90세로 늘어나는 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종신보장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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