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산물 北지원 결정이번 정부가 사과와 배, 감자 등 농산물 1만2,000톤을 '농수산물 가격 안정기금(농안기금)'으로 북한에 지원하기로 함으로써 남북간 농업협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남한과 북한 전체를 대상으로 한 농산물 수급조절을 염두에 두고 농업협력을 추진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갑수 농림부장관은 12일 농림부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판로에 애로를 겪고 있는 과수농가를 돕기 위해 농협을 통해 북한과 '우리 농산물 나누어 먹기 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원되는 농산물은 사과 4,000톤과 배 3,000톤, 감자 5,000톤 등 모두 1만2,000톤으로 오는 23일을 시작으로 26일, 29일 세번에 나눠 냉장선으로 인천에서 북한의 남포항으로 수송된다.
이들 물량은 북한주민 1인당 2.5개씩 먹을 수 있는 양으로 감자는 주식대용으로 활용될 수도 있어 북한의 식량난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원에 들어가는 자금 177억1,000만원 가운데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조작ㆍ수송비중 34억5,000만원을 부담하고 농협에서 14억원, 나머지는 농안기금에서 충당된다.
농안기금은 그동안 국내 농산물가격의 수급조절용으로 운영돼 왔었는데 대북한 지원용으로 사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갑수 농림부장관은 "장기적으로는 2010년까지 남북한 7,000만명 전체가 먹고 살 수 있는 식량수요를 감안해 농업협력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번 농산물지원은 그런 면에서 앞으로 남북 농업협력에 있어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과일을 비롯한 국산 농산물은 경기하강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그 동안 판로확보에 큰 애로를 겪어 왔다.
사과의 경우 이달 현재 15㎏ 상품 한상자에 2만800원선으로 평년보다 2,500원정도가 낮고 배는 평년의 3만6,900원보다 1만1,000원이나 밑돌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번 대북지원은 방울토마토 등 봄 과일 출하를 앞두고 애로를 겪고 있는 과일농가의 수급조절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달중 북한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은 "이번 지원을 계기로 북한의 조선소비자조합총연맹 등과 남북농업단체간 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총회에 북한을 초청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철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