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위기에 직면한 주정부를 구하기 위해 할리우드 스타 출신의 아널드 슈워제너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세일즈 총사령관’으로 나섰다. 지난 11일부터 중국, 일본, 한국 등 3개국 세일즈 순방에 나선 것.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슈워제너거는 투자유치단 약 100명을 이끌고 아시아 순방을 시작했다. 주정부가 구상 중인 고속철도 건설 재원 확보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방점은 고속철도 건설 홍보와 재원 확보에 맞춰져 있다. 총 사업비 420억달러가 투입될 고속철도 사업은 내년에 구체적인 노선 등 사업계획이 결정되고, 이르면 2012년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한ㆍ중ㆍ일 3국을 비롯한 7개국이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슈워제네거에게 고속철도 사업은 파산위기에 직면한 주정부를 구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지난 12일 상하이에서 중국 고속철도 허셰호를 둘러본 슈워제네거는 “중국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고속철도 건설 입찰에 참여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슈워제네거는 이어 13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 15일 이명박 대통령을 각각 만나 고속철도 세일즈 외교를 펼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재정적자 규모만 19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7월 새 회계연도가 시작됐지만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주의회가 복지계획 축소와 124억달러 상당의 지출삭감을 담은 예산안을 거부한 탓이다. 이 때문에 주정부는 예산 한푼 없이 70여일째 파행 운영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정부 예산을 들여 나선 그의 아시아 순방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시각도 많다. 슈워제네거는 3선을 금지한 주법에 따라 주지사에 출마할 수는 없지만, 스타 출신의 주지사라는 명성에 걸맞은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