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가 구조조정 '칼바람' 몰아친다

메릴린치 회장 사임·씨티 CEO도 퇴진 압력<br>연말까지 예고된 감원 규모만 13만여명 달해<br>서브프라임 부실 여파로 연말 보너스는 옛말


월가 구조조정 '칼바람' 몰아친다 메릴린치 회장 사임·씨티 CEO도 퇴진 압력연말까지 예고된 감원 규모만 13만여명 달해서브프라임 부실 여파로 연말 보너스는 옛말 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겨울을 앞둔 뉴욕 월가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여름 본격화된 서브프라임 부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투자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들이 경영진 교체, 감원 등으로 살아 남기 위한 치열한 '생존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달초 한때 다우존스 지수 1만4,000포인트를 넘었던 '금빛 환호'도 어느새 '피빛 우울함'으로 뒤바뀌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9일 스탠리 오닐 메릴린치 회장이 이사회의 압력을 받아들여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오닐 회장의 사임 이유는 2002년 12월 취임이후 고수익ㆍ고위험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로 투자 방향을 잡았다가 최근 80억달러의 대규모 대손상각 등 엄청난 경영부실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에 메릴린치는 지난 3ㆍ4분기에 창립 93년년만에 최악의 적자를 냈다. 메릴린치는 이에 앞서 오스만 세메르치 채권 담당 사장과 데일 래탄지오 신용상품 담당 사장을 이미 해임했다.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도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실적부진의 이유로 퇴진압력을 받고 있다. 연말까지 월가에서 예고된 감원 규모는 13만명 규모로 알려져 있다. 기록적인 '감원의 해'로 꼽힌 2001년의 11만6,000명을 넘는 숫자다. 미국 최대 주택담보대출 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은 직원 5만6,000명 가운데 1만2,000명을 지난달 이미 내보냈다. 미국 2대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지난 24일 3,000명 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최대 상업은행인 씨티그룹도 서브프라임 부실이 예고된 올초부터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직원의 5%인 1만7,000여명의 감원계획을 발표하고,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리먼브라더스는 세 차례에 걸쳐 2,500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모건스탠리도 미국에서 500명, 유럽에서 100명 등 총 600명의 모기지관련 부서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다. 산하 헤지펀드 2개가 파산 위기에 몰린 베어스턴스는 올 초부터 모기지 사업부문 직원을 40%나 줄인데다 최근 워런 스펙터 공동사장을 퇴진시켰다. 서브프라임 투자에서 가까스로 손실을 면한 것으로 알려진 골드만삭스도 자사 소유의 자동차대출업체 트라이어드 파이낸셜의 직원 130여명을 지난 9월 감원조치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연말이면 으레 나돌던 거액의 보너스 지급 얘기도 자연히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27일 올해 월가의 보너스가 회사별로 5%에서 많아야 30% 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의 경우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5대 투자은행이 지급한 연말 보너스만 610억 달러(약 56조 원)에 달했었다. 뉴욕시 관계자는 "구조조정 파문이 점차 월가 전체로 확산되면서 유통, 무역, 관광 등 뉴욕시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입력시간 : 2007/10/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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