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지업계, 경영풍토 혁신 '바람'

제지업계, 경영풍토 혁신 '바람'뒤늦게 번지는 제지업계의 생산성 혁신 운동이 화제다. 제지업계에 뿌리깊게 자리잡혀 있던 주먹구구식 경영풍토를 뒤집고 있기 때문이다. 제지업계 구태의연한 경영방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 인사적체가 심각한 회사가 있는가 하면 중간관리자가 턱없이 부족, 오너 혼자 독단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곳도 있다. 특히 전문 경영인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대부분 오너들은 보수적인 경영을 고집해 왔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 제지업계가 지금 변하고 있다. 기업개선작업(WORK-OUT)이 한창인 신호제지(대표 이순국·李淳國)는 능률협회와 함께 지난 6월부터 TPM(TOTAL PRODUCTIVITY MANAGEMENT) 운동을 벌이고 있다. 기업체질을 개선하고 관리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올 예상 매출액인 6,300억원의 약 13%인 800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제지(대표 전원중·田元重)는 작년 말에 최고경영자를 새로 영입한 뒤 조직을 크게 개편하고 특히 본사 내부 인테리어도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형태로 바꿨다. 사규도 대부분 새롭게 바꿨다. 신무림제지는 지난 4월부터 생산성혁신운동인 「제로(ZERO)100」을 실시하고 있으며 보워터한라(대표 한상량·韓相亮)와 대한펄프(대표 최병민·崔炳敏)는 이미 진행 중인 경영혁신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솔제지(대표 차동천·車同千)도 고객 서비스를 높이기 위한 뉴스타트운동을 지난 해부터 시작했다. 다른 업종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마무리지었다는 경영혁신운동을 제지업계가 뒤늦게나마 도입하기 시작한 이유는 한가지다. 전통적인 경영방식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때문. 제지업계는 지난 3~4년간 경쟁적으로 초지기를 증설해 공급량이 수요량을 10% 가량 초과한 상태다. 공장 증설로 생산 여력은 늘려 놓았지만 정작 그에 걸맞는 경영시스템을 갖추는 데는 게을렀다. 한 관계자의 말처럼 『이젠 살아 남으려면 재고물량을 수출하거나 치열한 내수 판매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제지업체들이 함께 목놓아 주장하는 M&A에 대해서도 대다수는 『오너의 고루한 경영마인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고개를 젓는다. 신무림제지의 김영식 부장은 『외국에서는 적극적인 M&A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제지업계도 경영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M&A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병문기자GOODLIFE@SED.CO.KR 입력시간 2000/09/15 18:3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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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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