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하락과 기업 실적호조에 힘입어 상장기업 가운데 121개사가 금융비용을 한푼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최근 3년간 비교 가능한 483개사의 3분기 보고서상의 영업실적을 기준으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을 산정한 결과 12.29배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 12배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지난 99년 말 1.29배에 그쳤던 이자보상배율은 ▦2002년 4.73배(3분기 기준) ▦2003년 5.94배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이어가게 됐다.
올들어 3ㆍ4분기까지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은 44조1,85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1.74% 늘어난 반면 금융비융은 부채상환과 금리인하 등의 영향으로 3조5,958억원에 그쳐 지난해에 비해 26.68% 감소했다.
특히 부채가 전혀 없거나 이자수익이 비용을 초과해 금융비용이 ‘0’인 기업은 강원랜드ㆍ기아자동차ㆍ남양유업ㆍLG건설ㆍ현대자동차 등 121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15배 이상인 기업은 86개 ▦10배 이상 17개 기업 ▦5배 이상 10배 미만 57개 ▦1배 이상 5배 미만 121개사 등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 상위기업으로는 대한해운(2,685.37배), 대우건설(565.31배), 한일건설(474.61배), 태평양제약(471.80배), 대원강원(468.44배) 등이 꼽혔다.
반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 1배 미만 기업과 영업손실 기업은 79개로 전년 93개에 비해 14개사가 줄었다.
거래소는 이자보상배율 호전은 기업들의 이자지급능력이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한편에서는 투자수요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