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분배보다 성장 우선정책 필요" 67%

기업ㆍ금융기관 CEO들은 이번 총선에서 여대야소 구도가 형성됨에 따라 행 정부와 국회의 호흡이 좋아져 정부가 보다 힘있게 경제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3당이 된 민주노동당이 모두 친노동계 성향이 강해 성장 보다 분배를 강조할 경우 경제활력이크게 떨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따라서 분배 보다 성장, 과감한 규제완화,균형 잡힌 노사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제안했다. ◇분배보다 성장 우선해야=17대 국회의 경제 무게 중심은 분배보다는 성장 에 두어야 한다고 CEO들은 지적했다. 전체 응답자의 67%가 내수침체로 어려움에 처한 현 경제 상황에서는 보다 강한 성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한반면 8%가 분배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답한 점은 분배로 기울고 있는 여당의 정책에 대한 우려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정책 강화에 대한 CEO들의 요구는 기업 성장 없이 일자리 창출ㆍ국민소득 2만달러ㆍ동북아 물류중심국가 등 당면한 경제 과제를 달성하기 어렵 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 없는 성장’이란 딜레마에 빠진 상황에서 일자리의 주요 원천인 기업의 실질적인 성장 없이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실업문 제 해결은 정치권의 선거용 공약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투자란 원래 미래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높을 때 활성화된다. 하지만 요즈음 국내 기업은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투명하기 때문에 돈을 쌓아놓 고 눈치만 살피고 있다. 최소한 탄핵과 총선이라는 두 가지 불확실성 중 하나가 마무리 된 만큼 ‘시계(視界) 제로(0)’의 상태에선 벗어났다는 점 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과감한 규제완화 필요=총선 이후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으로는 기업ㆍ금융기관 CEO들은 기업투자 활성화(37%)와 내수촉진(28%)을 꼽았다. 이어 노사관계 안정ㆍ부동자금 활용 등을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세부적인 기업관련 정책으로는 총액출자제한제 폐지 등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또 내수 소비진작을 위해 특소세 추가 인하 등 세제정책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주요 기업 CEO들의 이 같은 의견은 움츠려 있는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기업성장→고용창출→내수경기 회복→경제활성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여당이 원내 1당으로 자리를 굳히며 추경예산편성 등 재정확대 정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48명의 기업ㆍ금융기관 CEO들이 정부의 목표치인 5%대 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3명의 응답자는 6%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정부ㆍ여당의 반기업적인 개혁정책이 또 다시 기 업과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이에 따라 전체 응답자 중 19명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여당의 압승이 당장 내수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63명의 CEO가 선거 결과가 당장 내수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3ㆍ4분기 이후 하반기에 내수 경기 회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균형있는 노동정책 펼쳐야=전체 응답자의 40%가 민주노동당이 제3당으로 원내 진출한 것이 노사관계와 기업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답했다. 민주노총의 정치조직인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이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춘투(春鬪)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CEO들은 경제활성화와 실업률 대책 등에 고심하고 있 는 정부와 여당이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을 등에 업은 민주노총의 눈치를 살피며 재계를 ‘왕따’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이 노사관계와 기업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도 27%에 달했다. 원내 진출에 나선 민주노동당이‘ 주5일 근무제’,‘비정규차별철폐’등의 정책을 내세우며 노동계의 입장을 대변한다면 ‘거리투쟁’,‘불법파업’등의 과격한 노동쟁의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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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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