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반값 아파트' 주공·토공 기싸움?

정면비판 보고서관련 주공 공세에 토공 "내부 부결사안 유출된것뿐"<br>양공사 통합 거론에도 긴장 기류

정치권에서 논쟁이 한창인 ‘반값 아파트’를 둘러싸고 양대 시행주체인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단순한 주도권 경쟁을 넘어 두 공사의 통합 가능성과 생존논리를 염두에 둔 수 싸움의 양상까지 엿보인다. 문제의 발단은 15일 한 언론이 “토공 산하 국토도시연구원이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은 막대한 재정부담과 여러 부작용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며 정면 비판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고 보도한 데서 비롯됐다. ‘주택 공영개발의 이론적ㆍ경험적 검토’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국토도시연구원의 조모 연구원이 지난 5월 작성했다가 내부 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되는 바람에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던 내용. 최근 반값 아파트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자 해묵은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마치 토공이 토지임대부 방식에 반대하는 것처럼 부각시킨 해프닝이라는 게 토공측 설명이다. 그러나 주공이 최근의 반값 아파트 논의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며 공세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데 비춰보면 부결됐던 토공의 보고서가 유출된 경위에 의혹의 시선이 쏠릴 만도 하다. 더욱이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토지임대부 분양 특별법에는 주공과 토공을 통합하는 법안도 함께 엮여 있어 양 기관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토공의 한 관계자는 “반값 아파트를 포함한 수도권 주택문제는 기본적으로 집이 아닌 토지활용의 효율성에 관한 문제”라며 “커다란 국토 공간정책의 밑그림에서 다양한 주택공급 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종합 검토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컨대 혁신적 방안을 찾는 데만 골몰하고 있는 정치권이나 주공과는 다르게 보다 큰 차원에서 접근을 하고 있다고 명확한 선을 그은 셈이다. 두 공사 모두 정부의 정책방향이 결정되면 충실히 따르겠다는 게 공식입장이지만 이 같은 물밑 기싸움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도 관심거리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