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 반도체 7兆·LCD 3兆7,000억 투입

"올 11조 투자" 투자전략 뜯어보니… 반도체 부문 '치킨게임' 승기잡기 의지<br>LCD는 대형패널 위주 생산에 가속페달…소니와 손잡고 탕정 생산라인 증설키로

이건희 삼성 회장의 퇴진과 그룹 전략기획실 해체로 무한책임경영의 실험대에 올려진 삼성전자의 선택은 사상 최대 규모인 총 11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하는‘공격경영’ 이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는 이 같은 의지가 담뿍 담겨 있다


삼성전자가 25일 올해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 역대 최대인 11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결정 이후 움츠러든 그룹 분위기를 털어내고 새로운 분발을 이끌어내야 하는 그룹 선두업체로서의 결기를 느끼게 하는 행보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특검 여파로 세부적인 투자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모든 부문에서 현재 밝힌 것 이상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향후 투자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정면 돌파해 그동안 그룹 전반을 짓눌렀던 특검의 그림자를 거둬내겠다는 의미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만 지난해에 비해 7,000억원가량 늘어난 7조원 이상을 투입해 경쟁사를 압박하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경쟁기업이 먼저 쓰러질 때까지 투자를 줄이지 않는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가 승기를 잡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또 3조7,000억원 이상을 LCD 부문에 투자한다고 밝혀 대형 패널 위주 전략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 결정은 여타 경쟁사들의 움직임과 대조적으로 이날 하이닉스반도체는 기업설명회(IR)에서 올 투자규모는 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1조원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투자대상은 15라인을 비롯해 상당 규모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의 신형 메모리반도체 라인인 12인치 공장에 집중될 계획이다. 주 부사장은 “반도체 업황이 어렵지만 상대 경쟁사와의 격차를 넓혀나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7조원 이상이라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 D램이 100% 이상의 비트 그로스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과감한 투자 결정은 중장기적 측면에서 지금의 위기를 시장지배력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올해 삼성의 핵심 경영전략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차별화된 제품력ㆍ원가경쟁력과 선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의 시황 악화에서도 메모리 업계에서 수익성 격차를 더욱 확대하는 등 탁월한 경쟁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시적 어려움은 있겠지만 최근의 시황 악화 상황을 중장기적 측면에서 시장지배력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기회로 보고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사들과 달리 풍부한 현금흐름을 보유한 것도 한몫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또 이미 LCD 부문에 대한 3조7,000억원 투자와 별도로 소니와 합작사인 S-LCD를 통해 탕정 LCD 8세대 2라인 증설에 공동 투자하기로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LCD TV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S-LCD를 통해 1조7,957억원의 설비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오는 2009년 2ㆍ4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며 생산능력은 기판 투입 기준 월 6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주요 양산 제품은 50인치 이상 TV용 패널이며 생산 제품은 삼성전자와 소니에 절반씩 할당된다. 삼성전자는 “양 사가 이른 시일 안에 가동해 더 큰 성장이 예상되는 대형 LCD TV 시장에 적극 대응해가겠다”며 “이번 공통 투자로 인해 대형 LCD 패널의 생산능력 증강과 안정된 공급체제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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