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세안 한·중·일 정상회담] "中 황금시장 좀더 가까이" 부푼꿈

'亞 자유무역지대' 업계 반응·전략한ㆍ중ㆍ일 3국 및 아세안 국가가 가세한 아시아 거대 경제권이 자유무역 지대로 태동되는 것을 가장 희망하는 곳은 삼성, LG, SK,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들이다. 비록 아직은 선언적 의미가 강하지만 아시아 자유무역지대 구상은 결국 글로벌 경기 침체기에서도 매년 8%대의 고속 성장을 기록하는 15억 인구의 황금시장인 중국에 접근하는 것이 쉬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중국시장에서 주요 경합대상인 미, 유럽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삼성은 올들어 아시아 자유무역 구상이 수면위로 드러나기 전부터 중국시장 접근전략을 공격적으로 전환한다고 천명했다. 삼성은 이와 관련,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 주재로 윤종용 전자 부회장, 이형도 전기 부회장, 이학수 구조조정본부 사장 등이 참석한 '전자사장단 전략회의'를 통해 "오는 2005년까지 매년 매출을 20% 이상씩 늘려 현재 70억달러 수준을 150억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과거 국내에선 경쟁력을 상실한 기술 및 생산시설을 갖고 접근하던 과거의 대 중국 투자전략을 전면 수정, 중국 현지에 첨단 기술 및 생산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밝혔었다. SK 역시 아시아 거대 경제권역 구상을 적극 반기고 있다. 현재 SK는 텔레콤을 주축으로 한ㆍ중ㆍ일 3개국을 묶는 거대 단일통화권역을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속의 SK'라는 모토를 내걸고 중장기적인 중국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SK는 이번 아시아 거대 경제권역 구상이 구체화된다면 그룹의 글로벌 전략이 더욱 탄력을 얻을 것으로 판단, 현재 답보 상태인 일본 NTT 도코모 측과의 전략적 제휴방안을 최우선 구체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 관계자는 "아시아 경제블럭이 형성되면 줄 것도 많지만 받을 것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15억 중국시장을 필두로 아세안 각국이 하나의 통신권역으로 발전할 수 있어 무한 시장이 열리는 것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부가가치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최근 중국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자유무역 구상에 상당한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시아 경제권역 구상이 실현된다면 현재 북미 및 유럽 중심으로 형성된 자동차 수출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특히 정부 차원에서 자동차 품목에 대한 수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무역지대 구상이 실현된다면 여타 미국, 유럽 경쟁업체에 비해 커다란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그룹들도 이번 구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효성은 일단 중국지역에 대한 진출을 늘리는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당초 중국에 스판덱스 연산 4,000톤 규모를 운영하려 했다가 중국은 물론 아시아 시장이 향후 가장 성장전망이 좋다고 보고 2003년까지 1만2,000톤으로 늘리기로 하고 2,000억원 정도를 투자할 방침이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대표적인 아시아 경제 자유화를 주장했던 인물로 그룹 차원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중국의 페트병 성형공장, 컴퓨터 조립공장도 규모를 키워 아시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이 밖에 현재 아시아지역에서 인도네시아에 폴리에스터 필름공장, 타이에 타이어코드 제직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코오롱이 아시아 경제권역에 대비, 내년이후 생산능력 확충 및 공장 신축등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업종별로는 역내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운업계에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일부 해운업체들은 중국과 동남아 거점 확충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정도다. 현대상선은 최근 3년동안 말레이시아ㆍ태국ㆍ싱가포르 등의 지점을 현지법인으로 전환, 기능을 강화한데 이어 인도네시아 지점도 현지법인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최근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교역이 폭증할 것으로 전망, 지난 9월 양쯔강 수로를 이용하는 내륙지역 화물수송물량을 겨냥해 우한과 충칭에 신규사무소를 설립했으며 선전에도 신규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한진해운도 중국을 중심으로 지난달 중국~구주 직항로인 CEX(China-Europe Express Service)항로에 남중국 관문인 광동성 치완항을 홍콩대신에 기항하기로 했다. 투입선박도 현재의 2700TEU급을 4350TEU급 5척으로 대형화한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연내 WTO에 가입하고 자유무역협정이 구체화될 경우 중화권의 물동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로 아시아지역의 물동량이 눈부시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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