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책자금 신청 이틀새 5000억넘어

중진공 올 예산16% 달해… 조기 소진 우려<br>긴급경영안정자금은 첫날부터 바닥 드러내


정부가 연초들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접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틀만에 자금 신청액이 5,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선 기업의 자금 신청이 쇄도함에 따라 일부 정책자금의 경우 일찌감치 접수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11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일선기업을 대상으로 새해 정책자금 신청을 접수한 결과, 7~8일 이틀새 전국적으로 724곳의 업체에서 모두 5,216억원의 자금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예산인 3조1,355억원의 약 16%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책자금의 조기 소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진공의 한 관계자는 "연초에 자금 수요가 몰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자금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다"며 "올해 예산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것을 감안할 때 정책자금이 일찌감치 바닥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일시적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운전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신청자가 폭주하면서 벌써부터 바닥을 드러내 중소기업의 애를 태우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1조5,000억원에 달했던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올해 80% 이상이 삭감된 2,5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중진공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삭감폭이 컸던 긴급경영안정자금의 경우 3~4곳의 지역본부에서 접수 첫날 올해 예산이 모두 소진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며 "운전자금을 구하러 공단을 찾는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그냥 돌려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진공은 기업들의 자금신청이 쇄도할 것으로 보고 매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1월의 경우 7~18일 접수) 자금신청을 선착순으로 접수받겠다는 고육지책을 내놨지만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진공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이틀간 108곳의 업체에서 843억원의 자금신청이 접수돼 전국 적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대부분의 지역본부들은 지난해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금신청이 몰리고 있지만 올해 예산이 크게 줄어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올해 중진공이 지원할 정책자금 예산은 지난해 5조8,555억원의 절반수준인 2조7,200억원이나 삭감됐으며 정부의 출구전략까지 본격화되면 일선 기업들의 자금난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일선현장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도권의 한 중소기업체 사장은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대기업들이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반면 중소기업들은 원가인하 압박 및 원자재가격 인상 등으로 이중ㆍ삼중의 고통을 겪어왔다"며 "정부가 중소기업들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노력 없이 급격하게 정책자금을 삭감한 것은 아직 체감경기가 바닥을 걷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