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카프로락탐(나일론의 재료) 생산업체인 카프로가 16년 만에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소식에 올 들어서는 처음으로 가격제한 폭까지 치솟았다.
유상증자를 통한 차입금 상환 등 펀더멘털 개선 효과보다는 최대주주인 효성과 2대주주인 코오롱의 증자 참여로 인한 지분경쟁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지분 경쟁이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는 만큼 무리한 추격 매수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지분율에 따라 증자 참여율도 결정되는 것으로 양쪽이 모두 증자에 참여할 경우에는 실제로는 지분 변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카프로는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오는 7월12~13일 양일간 2,333만주(발행금액 191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지난 25일 장 마감 이후 공시했다. 회사측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으로 지난 3년간 적자 상태를 면하지 못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카프로락탐 제2차 증설사업의 공사대금 일부를 지불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일부에서는 카프로의 최대주주와 2대주주로 있는 효성과 코오롱의 증자 참여를 통한 지분경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ㆍ4분기말 현재 효성과 코오롱의 지분율은 20.38%, 19.24%로 이번 유상증자 참여 유무에 따라 향후 주요주주 구성에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 96년에도 양사가 카프로의 경영권을 놓고 격돌했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회사 관계자나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카프로의 한 관계자는 “자본금 규모를 늘리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일 뿐”이라며 “현재로서는 효성이나 코오롱 양사가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