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1일] 눈덩이 가계부채 방치해도 되나

금융권 개인부채가 1인당 국민총소득의 80%선을 넘어서 연간소득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가 그만큼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개인부채는 1,754만원으로 1인당 국민총소득 2,192만원의 80%에 달했다. 부채비율이 80%를 넘어선 것은 통계를 잡기 시작한 지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2008년 77.6%였던 비율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초저금리에 편승해 개인과 가계들이 빚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과도한 가계부채가 경제불안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지만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둔화되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1인당 가처분소득에 대한 개인부채 비율도 지난해 처음으로 140%대를 넘었다. 이는 개인의 부채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나 저축으로 자산을 늘리기는커녕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미 과도한 부채상환 부담 때문에 개인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위험수위에 이른 개인부채 규모를 줄여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계부채의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경제성장과 함께 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 소득이 증대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은 부진하고 소득도 제자리걸음이다. 과도한 가계부채가 금융불안은 물론 경제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소득수준과 자산규모ㆍ상환능력 등을 분석해 유형별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줄여 대출자의 이자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계속 확대돼 현재 2.76%에 이르고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초저금리라지만 실속은 은행이 챙기고 대출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그만큼 적다는 점을 의미한다. 예대금리차가 갈수록 커지는 것은 금융기관들이 시중금리 하락 추세에 따라 수신금리는 대폭 내리고 대출금리는 인하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증가는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한 가계의 대출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다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적어 마땅히 자금을 굴릴 데가 없는 은행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계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부동산이 침체에 빠질 경우 금융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아직은 가계부채가 부실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됐으나 가계부채발 금융불안 가능성에 대한 선제대응이 요구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