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도시민 소득격차 확대] 정보화가 빈부격차 主因

연금·건강보험료등 급증…저소득층 경제부담 가중정부가 민생대책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민들의 소득격차는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재정이 약화하고 있는 건강보험료를 비롯한 의료비와 교육비, 주거비 등의 지출이 크게 늘어나 서민들의 부담을 증대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빈익빈 부익부현상은 개선될 조짐이 거의 없다는게 더 심각하다. 물론 소득분배구조는 작년 4분기 다소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기도 했으나 연간으로는 전년에 비해 악화됐다. 물가와 실업률 등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경제고통지수가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것도 서민들의 생활고에 어둠이 내리고 있음을 뜻한다. ◇ 빈부격차 확대 통계청이 조사한 '2001년 연간 및 4.4분기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수지동향'에서 소득분배구조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지난해 연간 0.319로 2000년의 0.317보다 높아졌다. 소득5분위 배율도 5.36으로 전년의 5.32보다 높아져 근로자가구의 소득격차가 계속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소득이 높은 4~5분위계층의 소득증가율이 10%대를 기록했으나 소득이 낮은 1~3분위계층은 증가율이 8~9%에 그쳐 소득격차가 확대됐다.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205만8,000원으로 전년의 188만8,000원에 비해9.0% 늘면서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30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11.9% 늘면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비소비지출중 조세는 월 9만원으로 14.6% 늘었으나 국민연금보험료와 퇴직기여금 등 공적연금이 6만6,000원, 의료보험료와 기타 사회보험료가 3만8,000원으로 각각 16.6%와 16.9% 증가했다. 소득분배구조가 이처럼 악화된 것은 무엇보다 고용사정이 악화된 탓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실업률 자체는 크게 높아지지 않았으나 계약직을 포함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등 고용의 질이 나빠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정보화가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계층간 빈부격차 확대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거비ㆍ교육비ㆍ의료비 등 생활비가 크게 올라 가뜩이나 어려운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부에서는 소득역진적인 조세제도와 비효율적인 세정에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조세연구원은 이 같은 소득격차의 지나친 확대를 막기 위해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금액을 점진적으로 하향조정하고 부동산 관련세제를 개편하는 동시에 상속ㆍ증여세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경제고통지수도 상승 경제고통지수가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것도 염려스러운 대목이다. 경제고통지수는 전년보다 크게 상승한 1.8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8.0)과 97년(1.9)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것이다. 송태정연구원은 "지난해 경제고통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물가가 크게 오른데다 산업생산증가도 소폭에 그치고 실업자와 부도기업이 속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경제고통지수를 지역별로 보면 인천이 5.4로 2000년에 이어 가장 높았고 서울(3.2), 대구(2.7), 부산(3.1), 광주(1.9), 전북(1.0) 등의 순이었다. 대도시일수록 삶이 팍팍하다는 것이다. 송 연구원은 "인천의 고통지수가 가장 높은 것은 수출입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인천항이 침체에 빠진데다 지역 최대업체인 대우자동차 부도로 중소부품업체들이 연쇄도산하고 인천정유가 법정관리 상태로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90년대이후 줄곧 경제고통지수가 높았던 부산이 2000년이후 4위권으로 내려온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면서 "이는 자동차, 조선산업 등이 활기를 띠면서 공장가동률이 높아지는 등 경기가 어느정도 활성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제고통지수가 낮은 지역은 전남(마이너스 3.5)과 경북(마이너스 3.3), 강원(마이너스 2.2), 경남(마이너스 1.9), 제주(마이너스 1.4), 대전(마이너스 1.1), 울산(마이너스 0.9), 충북.충남(마이너스 0.7), 경기(마이너스 0.4) 등이었다. 박동석기자 이연선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