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설현장 건자재 바닥났다

연이은 원자재값 고공행진으로 철근, 동, 알루미늄 등이 시중에서 자취를 감췄다. 또 건자재 공급업자들도 본격적인 건설시즌이 시작되는 내달 초 일제히 공급가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건자재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의 건설붐으로 동파이프, 창문 새시 제조에 쓰이는 동, 알루미늄 등이 대거 중국으로 흡수되면서 건설현장에서는 자재부족으로 시공이 중단되는 일마저 생겨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철근의 경우 올해 초 톤당 40만7,000원에서 45만원대로 무려 11%나 가격이 상승, 시공단가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INI스틸 등은 지난 16일부터 철근 공급가격을 톤당 4만3000원 인상하기로 해 철근가격은 톤당 50만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현장에서는 철근, H형강, L형강, 건설용 후판 등을 공급 받지 못해 아파트, 주택, 공장건설은 물론, 수해복구나 도로확장 공사마저 중단되고 있다. 비철금속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동파이프에 쓰이는 전기동은 국내 물량이 바닥나 지난 연말에 비해 평균 50% 이상 급등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kg당 2,400원이었던 동파이프 완제품은 지난달 말로 3,500원으로 뛰었다. 각종 창호용 새시의 원자재로 쓰이는 알루미늄도 해외 사용량 증가로 지난 연말 보다 30% 이상 상승한 톤당 1,800~1,9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경기 시화공단서 동파이프를 생산하는 H금속의 정 모씨(46)는 “100% 수입되는 동은 유통되는 물량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라며 “평소보다 2배 이상의 가격을 불러도 원자재를 구하지 못해 생산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한 건축비 상승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소형 시공사들은 시공중인 공사마저 포기하는 일마저 생기고 있다. 경기 안산에서 건자재를 제조, 납품하는 박 모씨(53)는 “일부 거래처(건축업체)들이 자재구매에 필요한 추가자금을 구입하지 못해 아예 잠적하거나 건자재를 받아놓고 시공을 포기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건설업체도 시공단가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SK건설의 한 관계자는 “철근의 경우 톤당 10만원 이상 올라 건설사들이 1조원 이상의 단가인상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며 “그나마 비철금속은 아예 자재를 구하지 못하는 판국이라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3월 본격적인 성수기에도 불구, 건자재 대란으로 가뜩이나 침체인 건설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온종훈기자, 현상경기자, 이상훈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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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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