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ㆍ달러 환율 1,250원선에서 적극적인 실개입에 나섰다. 북한 리스크와 남유럽 재정위기 확대에 따른 환율 폭등에 더 이상 구두개입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외환시장에서는 심리적 쏠림현상에 따른 환율 폭등이 자칫 시장 전체로 확대되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사전에 막겠다는 당국의 강력한 의지로 해석하고 추가 개입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25일 원ㆍ달러 환율은 북한 리스크 및 유럽발 위기로 장중 1,277원까지 폭등했지만 장 막판 당국으로 추정되는 매도물량 덕분에 1,2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시장관계자들은 당국이 장중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환율이 별반 움직임이 없자 거래량이 급감한 장 막판 개입해 종가 관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환율이 예상보다 폭등하면서 외환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지자 외환당국은 적잖게 당황했다. 한국은행은 금융대책협의회를 통화금융대책반으로 확대개편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시장심리가 과도하게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며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필요하면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대북 리스크와 남유럽 위기에 역외차익결제(NDF) 시장이 요동을 친 만큼 시장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지나치게 빠른 상승세에 대응책 강구에 분주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수급에 따른 요인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며 "NDF 시장이 왜곡되는지, 시장 교란요인은 없는지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정부와 외환당국은 공식적으로는 '쏠림현상에 필요시 적절한 대책'을 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날 시장에 개입한 것과 같이 급격한 변동성에는 적절하게 유동성을 풀어 환율 상승을 억제할 방침이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장 초반 정부 개입분으로 보이는 2억달러 정도가 들어왔지만 환율의 빠른 상승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현재 시장이 수급이 아닌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상황인 만큼 정부의 유동성 조정이 실효성을 보일 때를 고려해 적절하게 총알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투기적 세력이 개입해 시장을 교란할 가능성이 있는 NDF 시장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현재 외환시장이 대외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어느 정도 추종하는 거래가 등장하면서 변동성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특히 투기적 거래가 NDF 시장에 가세하면서 변동성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