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리포트/파리] "아이들을 유로화 메신저로"

내년 공식통용앞두고 학생상대 적극 홍보포케몬 카드 한통이 프랑화로는 25프랑(한화 약 4,300원), 유로화로는 3프랑이다. 7살반짜리 프랑스 어린이 뤼카는 " 카드가 더 싸져요"라고 말한다. 정확한 이해는 아니지만 뤼카에게는 두말할 것 없이 25보다 3이 훨씬 더 헤아리기 쉬운 숫자이다. 루카에게는 유로화가 프랑화보다 더 즐거움을 주는 화폐가 된 셈이다. "아이들을 유럽화폐 통합의 첨병으로 활용하라" 내년 1월1일 유로(Euro)화의 공식 통용을 두달여 앞두고 유럽 국가들이 아이들을 '유로화 마니아'로 활용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 교육부는 지난주(월요일자임을 감안한 것임)를 '유로화-학교 주간'으로 선포,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유로화 알리기를 시작했다. 지난주 파리시내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한 자크 랑 교육부장관은 "유로화와 프랑화가 혼용되는 내년 2월까지가 가장 민감한 시기인 만큼 학생들이 부모나 상인 등 기성세대들에게 유로화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기 쉬운 화폐임을 설득시키는 메신저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로랑 파비우스 경제재무장관도 "유로화가 성공하길 바란다면 젊은층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유로라는 화폐가 세대간을 연결하는 사회적 고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정부의 이같은 유로화-학교 주간 선포는 일종의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한 학교장은 "지난주말에야 이런 사실을 알게 돼 당황스러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는가 하면 또 다른 교사는 "학교 교과서에 유로화에 대한 언급이 제대로 돼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불구 프랑스 장관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그만큼 유로화 통용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힘든 어른들 대신 아이들, 학생들을 각 가정내 유로화 통용의 핵심으로 삼아 새 화폐 소통을 원활히 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실제로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12~13세 학생들이 부모들의 유로화 사용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켜줄 수 있으며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의 경우 새 화폐를 받아들이기가 훨씬 더 용이한 것으로 밝혀졌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격월간 잡지 '아스트라피'도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새로운 통화에 훨씬 빨리 적응할 수 있음을 입증해 주었다. 지난5월 유럽과 유로화에 관한 놀이를 제작, 발매한 적 있는 이 잡지는 아이들의 관심에 힘입어 대성공을 거두었는데 아이들이 부모들과 이 놀이를 한 결과 대부분 아이들이 게임에서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화 통용을 앞두고 포르투갈 역시 새 학기가 시작된 지난 9월부터 학교에서 유로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경우 이미 2년전부터 교육부가 경제부처 내의 유로화 위원회, 카익사 은행과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마련, 학생들이 학교내에서는 교육용 유로화 지폐와 동전으로 책이나 음료수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리스본의 한 교사는 "수학성적이 가장 부진한 학생조차도 유로화 환율변동은 아주 쉽게 이해하고 있다"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유로화 교육의 효과를 강조했다. 이효영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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