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두산엔진 “비선박 부문 강화… 5년내 매출비중 30%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헤지 파생상품 손실에 이어 미국 밥캣의 지분법 손실로 혹독한 시기를 보낸 두산엔진이 내년 1월4일 상장을 앞두고 새출발 하는 모습이다. 이성희 두산엔진 사장은 16일 여의도에서 IPO기자간담회를 갖고 “조선ㆍ해운경기에 민감한 선박엔진 위주의 단일 사업포트폴리오를 바꿔 나가겠다”며 “2015년까지 비선박엔진 매출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두산엔진은 선박용 대형 저속 디젤엔진이 주력으로, 매출의 89%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글로벌 위기때 처럼 조선ㆍ해운경기가 침체되면 직격탄을 맞게 된다. 대형 디젤엔진 시장에서 세계 2위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고, 업계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갖추고도 있지만, 단일 사업포트폴리오는 회사의 밸류 디스카운트의 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 사장은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 “현 사업구조가 조선ㆍ해운경기에 지나치게 민감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사업포트폴리오를 바꾸기 위해 2년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엔진사업이 조선ㆍ해운경기와 밀접한 만큼 비선박엔진 사업을 키워 경기변동에 완충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두산엔진은 메인비즈니스인 저속 디젤엔진 이외에 대형선박 엔진의 보조기기용이나 중소형 선박의 추진용 엔진으로 쓰이는 중속 디젤엔진 사업을 지난 해 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중속 디젤엔진 사업은 1년만인 올해 시장점유율 8%를 기록하는 등 전년대비 77%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중속 디젤엔진 사업의 경우 메인엔진 1개당 3~4개가 사용되기 때문에 선박발주가 증가하면 할수록 상당한 수요가 예상된다”며 “매년 100% 이상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두산엔진은 비선박엔진 분야도 집중적으로 키워, 2015년까지 전체 매출비중 가운데 30%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사장은 “비선박엔진 매출비중을 확대해 2015년 30%, 2020년 4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선박엔진 분야로는 대형 디젤발전설비와 원자력 비상발전설비 등 발전엔진 부문, 부품 및 C/S 사업 등이다. 발전엔진 부문과 부품사업 부문의 매출비중은 각각 3.9%와 2.4%으로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 비상발전설비의 경우 국내 원전에 100% 공급하고 있고, 원전수출 증가에 따른 수주 확대가 전망될 전망이다. 이 사장은 “한국전력 등이 해외에서 원자력발전을 수주할 경우 수백기의 비상발전설비 수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주요 엔진부품도 이 사장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사업이다. 작년 기준 엔진부품 시장은6,157억원 규모로, 몇몇 부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산화에 성공한 두산엔진으로서는 성공 가능성이 큰 사업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산엔진은 부품판매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동시에 유상서비스 아이템을 신규 개발하는 등 볼륨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선박엔진의 핵심부품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오던 대당 수억을 호가하는 터보차지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 내년께 상용화할 예정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두산엔진은 친환경 엔진개발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으로 추격해 오고 있기 때문에 기술격차를 벌여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 5월에는 세계 최초로 진동을 기존보다 절반 가까이 줄인 저진동 엔진생산에 성공했다. 엔진진동이 적을 수록 연료를 적게 소모하기 때문에 선주 입장에서는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이 사장은 “기존 선박엔진 이외에 연비개선이나 저소음, 저진동 등 친환경ㆍ고효율 엔진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밝힐 수는 없지만 이미 3~4개 아이템을 개발, 상당히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와 관련 풍력발전 시장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두산중공업에서 풍력엔진을 전담하고 있는 데다, 풍력시장의 진입장벽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풍력엔진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두산엔진은 이번 상장을 통해 공모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우선 활용하고, 신성장 동력사업에도 투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내년까지 300%로 낮출 계획이다. 이 사장은 “공모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우선 활용하고, 2~3년내 누적 적자를 해소하고 이익잉여금 배당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엔진은 올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2,290억원과 560억원을 전망했다. 내년 영업이익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했다.

관련기사



김홍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