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인민은행, 시중은행 대출 규제 전면폐기

경제 경착륙 방어위해 외자은행 돈줄은 조여


중국 인민은행이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중국경제의 충격파를 차단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규제를 전면 폐기했다. 3일 상하이(上海)증권보에 따르면 리차오(李超) 인민은행 대변인은 금융위기에 대처하고 안정적이고 빠른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시중은행의 대출 규모에 대해 규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대출 규제 완화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중국의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경제의 경착륙의 위기가 확산되자 방어적 차원에서 내려진 것이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0월 이후 경기과열 방지를 위해 신규 대출 증가율이 전년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해왔으며, 올해 들어서는 계속되는 물가 상승과 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총규모 기준으로 대출을 억제하던 방식에서 분기별 상황 기준으로 억제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민은행의 대출 물량규제 폐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흥업은행의 루정웨이(魯政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를 풀지 않으면 향후 경제에 대한 불안감만 커질 뿐"이라며 "인민은행의 대출 규제 완화는 시중은행과 기업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민은행 등 중국 당국은 외자은행에 대해서는 대출 중지 조치를 존속시키는 등 돈줄을 조이고 있다. 3일 현지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외환관리국은 공동으로 지난달 31일 긴급 좌담회를 갖고 금융위기로 인한 단기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외자은행을 대상으로 입찰식 자금공급 프로그램인 TAF(Term Auction Facility)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지속된 중국계 은행의 외자은행에 대한 은행간 대출 금지 조치는 해제하지 않았다. 더욱이 중국 당국이 이번에 마련한 TAF는 만기 20일이나 3개월짜리로 초단기인데다, 대출대상도 상환능력이 검증된 금융기구로 제한하고, 반드시 외화현금이나 국채ㆍ주식 등의 담보증서를 제공하도록 규정해 자금난 해소를 돕겠다는 취지에 비해 제약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외자은행이 TAF를 신청하는 것은 내부의 자금위기 상황을 대외에 공표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어 TAF를 통한 대출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계 은행과 한국계를 포함한 외자은행의 유동성 체감온도는 더욱 차별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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