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엥글(사진)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8일 “세계 경제의 단기적 위험도는 낮지만 미국의 쌍둥이적자(경상 및 재정적자), 에너지 가격 상승, 헤지펀드 비중 확대, 과도한 전쟁비용, 선진국 연금재정의 고갈, 기후변화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엥글 교수는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유지창 은행연합회 회장,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국내 금융권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1세기 금융비전 포럼’ 주최 세미나에서 “한국이 장기적인 위험도를 염두에 두고 금융시장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엥글 교수는 특히 공공연금기금 고갈로 인한 지불불능 상태 및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예를 들어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미래에 세금과 재정지출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며 “세계 각국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탄소 배출시 세금을 부과해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대체에너지 개발을 촉진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엥글 교수는 “이처럼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만 정치ㆍ경제적인 문제로 글로벌 차원의 노력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엥글 교수는 현재 학계에서 널리 활용하고 있는 아치(ARCH) 모델 등을 개발한 공로로 지난 2003년 클라이브 그레인저 교수와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